경영난에 올해 8월 문닫아…"직원들 연고도 없는 부산으로 발령"
조영규 교수의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분투기…'폐원일기' 출간
경영난으로 개원 82년 만에 문을 닫은 서울백병원의 조영규 교수가 폐원 저지를 위해 분투한 150일간의 심경을 책에 담아 펴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조 교수가 쓴 '폐원일기' 출판 기념회를 연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사회 측이 폐원 안건 상정 6주 만에 병원 문을 닫아 버리고 직원들을 연고도 없는 부산으로 발령 냈다"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떠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았다"며 책을 출간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폐원을 의결한 올해 6월 20일부터 쓴 일기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조 교수는 책에서 "우리는 일방적인 부산 전보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법인과 싸우고 있다.

우리는 달걀을 들고 바위와 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우리 병원은 서울시 중구의 유일한 감염병 전담 기관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그동안 음압 시설을 비롯한 여러 장비와 시설을 지원받았다"며 "지자체와 아무런 사전 조율 없이 폐원을 결정한 것은 상호 간의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다"라고도 지적했다.

인제학원 이사회는 올해 6월 누적된 경영 적자로 서울백병원을 계속 운영할 수 없다며 폐원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두 달여 뒤인 8월 31일 모든 진료를 종료하고 서울백병원에서 일하던 교수와 직원들을 부산에 있는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으로 전보 조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이사회가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폐원을 결정했다고 반발하며 인제학원을 상대로 서울백병원 폐원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조 교수는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2006년 3월부터 서울백병원에서 근무하며 진료협력센터장, 건강증진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서울백병원이 폐원하면서 지난달부터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