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열흘만에 1200원대로 내려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면서 환율이 내렸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원90전 내린 1296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일 1297원30전 이후 열흘만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보다 5원20전 오른 1306원에 개장해 1310원 가까이 올랐다. 미국의 소매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영향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한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감소해 월가 추정치(-0.2%)보다 감소 폭이 작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하락세가 시작됐다. 아시아 시장에서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했고, 장 마감 직전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갔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수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외국인은 이날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858억원,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3966억원을 순매수했다.

장 마감시간(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56원80전이었다. 전날 같은 시간 기준가 863원49전에서 6원69전 내렸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장 마감시간 기준으로 2008년 1월10일(854원31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43억달러로 9월 말보다 46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8·9월 연속 감소 이후 석 달만의 반등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통화 종류별로는 미국 달러화(778억8000만달러)·엔화(86억1000만달러)·유로화(53억3000만달러) 예금이 각 40억3000만달러, 2억3000만달러, 2억4000만달러씩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 예금 증가 배경에 대해 "기업의 수출대금과 해외 자회사 배당금이 예치된 데다, 추석 연휴 기간 해외증권 거래를 위해 해외계좌에 일시 예치된 증권사 투자자예탁금도 회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화와 엔화 예금도 각 수입 결제 대금 일시 예치, 해외 자회사 배당금 수령 등으로 소폭 늘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