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현재 60% 농축우라늄 128.3㎏ 비축 월간생산 '현상유지'…정세불안 속 프로그램 확대는 자제
이란이 무기급 농축우라늄을 계속 만들면서 비축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파악했다.
로이터, A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IAEA는 15일(현지시간) 회원국에 보낸 대외비 분기 보고서에서 이란이 지난 10월 28일 현재 최대 60%로 농축한 우라늄을 128.3㎏ 비축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 9월 4일 당시 보고서에서 파악됐던 비축량인 121.6㎏보다 6.7㎏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2주 안에 핵폭탄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IAEA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핵폭탄 1개에 우라늄 42㎏ 정도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란 비축량은 거의 핵폭탄 3개 분량에 해당한다.
이란의 전체 농축 우라늄 비축량도 4천486.8㎏에 달해 9월 보고서 당시보다 691.3㎏ 증가했다.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동 정세가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요동치면서 미국이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이란 자금 60억 달러(약 8조원)를 다시 동결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깬 것에 맞서 우라늄 농축 재개를 선언했다.
그러다 핵합의 복원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생산량은 올해 초 월간 9㎏에서 최근 3㎏까지 둔화한 것으로는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9월 수감자 맞교환을 조건으로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원유 수출 대금 60억 달러를 풀어주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잠시 훈풍이 돌았으나 지난달 7일 이란이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것과 맞물려 미국이 다시 이란 자금을 동결한 상태다.
IAEA는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이란이 IAEA와 약속했던 모니터링 장비 재설치 합의 등을 전혀 진전시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별도로 나온 IAEA 보고서에서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지난 9월 이란이 IAEA 조사관 일부에 내린 임명 철회를 재검토해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했으나 이란은 "이 요청을 다룰 가능성을 살펴보는 중"이라고만 답했다.
다만 이란 측 한 인사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란의 60% 핵농축 속도가 월간 3㎏ 정도에서 꾸준한 추세로 유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는 점에서 지난달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시작된 이후라고 해서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갑자기 확대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또한 이번 IAEA 보고서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새 원심분리기 등을 가동하기 시작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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