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 사상 최고치에도…'전쟁특수' 사라져 유가 보합세 [오늘의 유가]
IEA "중국 수요 9월 최고치" 올해 수요도 상향
美 인플레이션 둔화도 유가 상승 요인 작용
'중동전쟁 리스크'는 감소, IEA "영향 없었다"


지난 9월 중국 원유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중동 확전' 리스크가 줄면서 유가는 14일(현지시간) 보합세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05% 감소한 배럴 당 78.22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전날보다 0.09% 내린 82.43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수요 사상 최고치에도…'전쟁특수' 사라져 유가 보합세 [오늘의 유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11월 국제석유시장 리포트를 통해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를 하루 1억200만배럴로 전망했다. 지난달 보고서와 비교해 하루 240만배럴 증가한 수치다. 증가분의 75%는 중국 수요에서 온다고 봤다. 중국 석유 수요는 지난 9월 하루 171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 석유 수요 전망치는 하루 1억290만배럴로 전월 대비 20만 배럴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세계 석유 생산량은 하루 32만배럴 증가해 하루 1억200만배럴로 집계됐다. 미국과 브라질에서 예상보다 원유 생산이 증가한 결과다. 내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아닌 산유국이 생산량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 역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음식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10월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4.0% 증가했다. 지난달보다는 0.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러한 물가 상승 폭 둔화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달러화 약세는 달러화로 거래되는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날 ICE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1.47% 하락한 104.07을 기록했다.
지난 2월 프랑스 랭스 인근 수드롱 외곽에서 IPC페트롤륨프랑스의 오일펌프가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
지난 2월 프랑스 랭스 인근 수드롱 외곽에서 IPC페트롤륨프랑스의 오일펌프가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
다만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던 '중동 확전' 리스크는 사그라드는 추세다. 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달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으며 더 이상 공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원유 시장은 15일 발표되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데이터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EIA는 매주 석유공급 데이터를 발표하는데 지난 주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인해 11월 3일로 끝나는 주의 원유 재고를 발표하지 못했다. S&P 글로벌상품인사이트 설문조사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은 2주 동안 미국 원유 재고가 4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