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도 주가 못 살렸다…'카카오 리스크'에 SM엔터 '술렁'
역대 최대 분기 매출에도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 시세조종 의혹에 더해 주력 아이돌의 컴백 성적도 예상 대비 부진해서다.

13일 에스엠은 6.99% 급락한 9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 발매한 이 회사의 주력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미니앨범이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영향이다. 엔터업계에 따르면 에스파의 미니앨범 4집의 1일차 초동 판매량은 53만장으로 전작 판매량 137만장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아이돌 앨범 판매량은 첫날 판매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스파는 에스엠의 주력 아이돌이라 기대가 컸는데 예상 밖의 판매량이 나오며 실망한 매물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1개월(10월10~11월10일) 사이 에스엠 주가는 12.3% 하락하며 주요 엔터주 중 가장 부진했다. 같은 기간 엔터주 대장주인 하이브는 5.15% 내렸고, JYP엔터테인먼트는 2.08% 빠지는 데 그쳤다. 블랙핑크 재계약이 불투명해지며 주가가 급락했던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한 달 오히려 9.7% 반등했다,
사진=최혁 기자
사진=최혁 기자
3분기 호실적에도 에스엠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에스엠은 지난 8일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9.8% 늘어난 50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에스엠의 역대 최대 3분기 영업이익이다. 증권가 전망치 평균이었던 530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미흡하나 대체로 부합한 수준이다.

카카오가 에스엠 인수 당시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으면서 에스엠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인수 과정을 두고 법적 논란이 이어지면 에스엠 인수를 발판으로 상장을 계획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4분기 실적이 비교적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우려도 주가가 하락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관련 리스크는 법적 이슈라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과거 대비 달라진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이런 리스크들이 반영되며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K-팝 앨범에 대한 중국 공구가 다소 줄어들고 있어 앨범 성장에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4분기는 다소 쉬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카카오 관련 리스크가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면 현재 주가는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매우 저평가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5.4%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엔터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성장률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