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팔 자치정부의 가자통치 반대…안보 통제권 포기못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소탕을 위한 전쟁이 끝난 뒤에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통제하에 두는 방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저녁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면) 당국이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을 혐오하고 죽이도록 교육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겨냥해 "살인자들의 가족에게 몇 명을 죽였는지를 기준으로 돈을 주거나, (10월 7일의) 끔찍한 학살이 벌어진 지 30일이 지나도록 이를 비판하지 않는 당국의 지도자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그동안 이스라엘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사람들의 가족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왔다.

이스라엘 정치권과 국제사회 일각에선 하마스 격퇴후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겨주는 방안이 이상적이라는 견해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서안의 중심도시 라말라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가자지구를 가장 이상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자치정부의 효율적 재편과 활성화를 제안했다.

아바스 수반은 지난 10일 야세르 아라파트 전 수반의 19주기를 맞아 연설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다시 책임을 짊어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따라서 그곳(가자지구)은 이전과 달라져야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그곳의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사회는 단합하고 강하다.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는 승리와 이스라엘의 안위다.

우리 땅에서 안전하게 살기 위한 싸움은 그 어떤 전쟁보다 도덕적"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따라서 전후에 무언가 상황이 달라져야 하며, 가자지구는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묻힌 자들의 수중에 다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학살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과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도덕 강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시리아에 내전이 발발하자 반정부 시위대를 잔혹하게 탄압해 '학살자'로 불리고, 라이시 대통령은 반체제 인사의 처형을 주도해 '테헤란의 도살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지역의 지도자들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팔레스타인을 도울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가자지구의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현실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