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쓰나미보다 무섭다"…공포에 떠는 일본 기업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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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④
도쿄 "인력난 대비" 자율주행버스 탑승체험
美 '완전무인차(레벨5)' 시작했는데 日 시범운행만
"가장 우선 대처할 과제"…1위 인력난·자연재해 3위
도쿄 "인력난 대비" 자율주행버스 탑승체험
美 '완전무인차(레벨5)' 시작했는데 日 시범운행만
"가장 우선 대처할 과제"…1위 인력난·자연재해 3위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③에서 계속 지난 10월2일부터 13일까지 도쿄 신주쿠역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버스 탑승체험 현장이다. 미디어 뿐 아니라 일반인도 사전예약을 통해 자율주행 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기자는 10월6일 탑승권을 확보해 직접 타봤다.
자율주행 버스는 신주쿠역 서쪽 출구를 출발해 도쿄도청 제1, 제2 청사를 돌아 다시 신주쿠역 서쪽 출구까지 약 3km를 13분 동안 주행했다. 운전기사가 핸들에서 손을 뗄 수 있지만 운행 내내 주변을 주시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운전도 하는 '레벨2' 수준의 자동운전이다.
운영회사인 퍼시픽컨설턴트와 게이오버스는 최고 시속이 50km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버스의 최고 속도는 27.6㎞였다. 출발, 좌회전, 우회전과 같은 기본적인 주행은 자동이었지만 급커브를 해야하는 코너와 주차는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조작했다. 자율주행 버스는 도쿄도가 2021년 3월 마련한 '미래의 도쿄전략'을 통해 도입을 결정한 교통수단이다. 도쿄도는 "도쿄 인구가 2030년 142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력난과 같은 인구문제에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신주쿠역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시험주행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세계 수준에서 볼 때 도쿄의 실험은 상당히 늦은 편이다.
서울에서는 작년 11월말부터 청계천 등 서울 5개 지역에서 무인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는 이미 세계 첫 24시간 무인 로보택시 웨이모가 운행하고 있다. 운전자가 필요없는 100% 자율주행 택시다.
미국과 중국의 자율주행 교통수단이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을 연상케 하는 반면 일본은 운전기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의 성격이 강하다.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필요하다. 운전자 부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자율주행은 5단계로 나뉜다. 레벨1은 기본적인 핸들 조작, 감속과 가속을 자동차가 담당하는 단계다. 레벨2는 '핸즈 오프(hands off)' 단계다. 레벨3는 '아이즈 오프(eyes off)', 레벨4는 '마인드 오프(mind off)'다.
최종 단계인 레벨5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인 '드라이버 오프(driver off)'다. 미국은 이미 레벨5 단계를 상용화했는데 일본은 이제서야 도쿄 도심에서 레벨2를 시범운행했다.
도쿄보다 앞서 군마현의 현청 소재지 마에바시시(市)에서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레벨4 역시 운전자가 필요한데다 실용화 시기는 일러야 2025년으로 예상된다.
마에바시시가 인구감소와 운전기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버스 실험을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당시만 해도 세계적으로 앞선 수준이어서 화제를 모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에바시시가 운행 실험만 다섯 차례 진행한 지난 5년 사이 자율주행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마에바시 자율주행 버스는 어느새 뒤처진 기술이 되고 말았다.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①~③에서는 2040년이면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한 일본의 인력난 실태를 살펴봤다. 특히 버스 운전기사의 인력난이 심각해 2030년에는 3만6000명의 운전기사가 부족할 전망이다. 오늘날 일본 기업이 가장 무서워 하는 건 지진이나 쓰나미가 아니다. 인력난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토머츠가 2022년 10월 일본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 3500곳에 '가장 먼저 대처할 리스크'를 물었더니 1위가 '인재유출 또는 인재확보의 어려움에 따른 인력부족(39%)'이었다.
'원자재와 국제 유가 급등(30%)', '이상기온, 대규모 자연재해(20%)'가 뒤를 이었다. 지난 조사에서는 자연재해가 1위였다. 그렇다면 자연재해보다 무서운 인력난을 일본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⑤에서 계속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운영회사인 퍼시픽컨설턴트와 게이오버스는 최고 시속이 50km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버스의 최고 속도는 27.6㎞였다. 출발, 좌회전, 우회전과 같은 기본적인 주행은 자동이었지만 급커브를 해야하는 코너와 주차는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조작했다. 자율주행 버스는 도쿄도가 2021년 3월 마련한 '미래의 도쿄전략'을 통해 도입을 결정한 교통수단이다. 도쿄도는 "도쿄 인구가 2030년 142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력난과 같은 인구문제에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신주쿠역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시험주행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세계 수준에서 볼 때 도쿄의 실험은 상당히 늦은 편이다.
서울에서는 작년 11월말부터 청계천 등 서울 5개 지역에서 무인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는 이미 세계 첫 24시간 무인 로보택시 웨이모가 운행하고 있다. 운전자가 필요없는 100% 자율주행 택시다.
미국과 중국의 자율주행 교통수단이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을 연상케 하는 반면 일본은 운전기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의 성격이 강하다.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필요하다. 운전자 부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자율주행은 5단계로 나뉜다. 레벨1은 기본적인 핸들 조작, 감속과 가속을 자동차가 담당하는 단계다. 레벨2는 '핸즈 오프(hands off)' 단계다. 레벨3는 '아이즈 오프(eyes off)', 레벨4는 '마인드 오프(mind off)'다.
최종 단계인 레벨5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인 '드라이버 오프(driver off)'다. 미국은 이미 레벨5 단계를 상용화했는데 일본은 이제서야 도쿄 도심에서 레벨2를 시범운행했다.
도쿄보다 앞서 군마현의 현청 소재지 마에바시시(市)에서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레벨4 역시 운전자가 필요한데다 실용화 시기는 일러야 2025년으로 예상된다.
마에바시시가 인구감소와 운전기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버스 실험을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당시만 해도 세계적으로 앞선 수준이어서 화제를 모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에바시시가 운행 실험만 다섯 차례 진행한 지난 5년 사이 자율주행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마에바시 자율주행 버스는 어느새 뒤처진 기술이 되고 말았다.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①~③에서는 2040년이면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한 일본의 인력난 실태를 살펴봤다. 특히 버스 운전기사의 인력난이 심각해 2030년에는 3만6000명의 운전기사가 부족할 전망이다. 오늘날 일본 기업이 가장 무서워 하는 건 지진이나 쓰나미가 아니다. 인력난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토머츠가 2022년 10월 일본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 3500곳에 '가장 먼저 대처할 리스크'를 물었더니 1위가 '인재유출 또는 인재확보의 어려움에 따른 인력부족(39%)'이었다.
'원자재와 국제 유가 급등(30%)', '이상기온, 대규모 자연재해(20%)'가 뒤를 이었다. 지난 조사에서는 자연재해가 1위였다. 그렇다면 자연재해보다 무서운 인력난을 일본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⑤에서 계속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