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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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63) SK그룹 회장이 12일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62)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겨냥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 남은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고, 십수년 동안 형식적으로만 부부였을 뿐 서로 불신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남으로 지내 오다가 현재 쌍방이 모두 이혼을 원한다는 청구를 해 1심에서 이혼하라는 판결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개인적인 일로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게 부적절하고, 항소심 재판부의 당부도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여러 현안으로 위중한 상황에서 논란을 야기한 점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 측 대리인단은 두 사람의 이혼소송 경과에 대해 "현재 상황은 두 사람이 모두 이혼을 원하고 있고, 이에 따라 1심에서 이혼 판결을 했고, 현재 항소심에서는 재산분할과 위자료 액수만을 다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과 이틀 전에 항소심 재판부가 '여론몰이식 언론플레이를 자제하라'고 당부했음에도 노 관장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자회견과 인터뷰로 밝혔다"며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당사자 간 문제를 고의적으로 제3자에게 전가해 세간의 증오를 유도하려는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해외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이같은 입장을 변호인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최 회장의 입장문은 노 관장이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가 발단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가리켜 "남의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노 관장은 지난 9일에도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강상욱 이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30여년 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려 참담하다"며 "가장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은 내년 1월11일 첫 변론이 진행된다. 노 관장이 최 회장 동거인인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상간녀 위자료 소송은 오는 23일 첫 변론준비절차에 돌입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