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우크라 사태 후 관계 악화한 日에 통보 예정
이달 들어 핵·재래식 무기 군축 협정 잇따라 탈퇴·중단
러, 日과도 핵무기 군축 협력 중단 발표…총리 서명 문서 게재
러시아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핵무기 군축 협력에 관한 협정 중단을 발표했다고 9일(현지시간)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공식 법률 공포 사이트에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서명한 이러한 내용의 문서가 게재됐다.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 연방의 국제조약에 관한 법률 제37조에 따라 러시아에서 감축된 핵무기 폐기 지원에 관한 협력을 위해 일본 정부와 체결한 협정과 이러한 목적을 위한 협력위원회 설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외무부가 이러한 결정을 일본 측에 통보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1993년 10월 13일 러시아와 일본이 체결한 해당 협정은 러시아가 양자 및 다자 조약이나 자체 결정에 따라 감축하기로 한 핵무기를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양국은 이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러한 틀 안에서 협력을 위한 우선 분야 확인, 정보·연구 결과 교환, 구체적인 협력 프로그램 개발 등 활동을 펼쳐왔다.

러시아가 일본과 이 같은 협정을 중단하는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악화한 양국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양국 관계 악화 원인으로 일본의 대러시아 제재 동참 및 우크라이나 지원, 일본 사회 내 러시아 혐오 감정 조장, 러시아 극동 인근에서의 일본·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군사 활동 증가 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일 러시아는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공식 탈퇴를 발표하며 나토 회원국과의 군축 협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CFE는 냉전 말기인 1990년 나토와 당시 나토와 대립한 소련 주도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체결한 조약으로, 양측 균형을 위해 전차, 전투기, 공격 헬기, 장갑차, 대포 등 재래식 무기의 보유 목록과 수량에 제한을 뒀다.

러시아는 지난 2일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도 취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