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피란에 도움 기대되지만 시가전 계속되면 인명참사 우려 바이든·네타냐후, 국제사회 비판에도 "휴전 없다" 한 목소리 9일 하루 가자 북부 팔레스타인 8만명 대피 통로로 탈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시적 교전 중지를 밝혔지만 국제사회가 요청해온 휴전이 아니라는 점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물음표가 붙는다.
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민간인들이 교전 지역에서 탈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교전 중지가 이날부터 시행되며 이스라엘이 매일 교전 중지 3시간 전에 이를 시행하는 시간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시가전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매일 특정시간을 선택해 공격을 멈추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이날 발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도적 재앙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타협물로 해석된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 공급을 차단하는 등 봉쇄 정책을 강화한 뒤 가자지구를 연일 공습하고 지난달 27일부터 보병, 탱크 등을 투입한 지상 공격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쟁 한 달 만에에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만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어린이가 4천명이 넘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가자지구 내 병원 인근과 난민촌 등을 가리지 않고 공습하면서 민간인들의 인명피해를 키웠으며 가자지구는 의약품과 식수, 식량, 전기 등의 부족으로 '생지옥'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가 어린이의 무덤이 되고 있다며 즉각 휴전을 호소한데 이어 8일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망자 숫자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중동 아랍국가들뿐 아니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도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줄이려면 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미국은 최근 중동에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인도적 목적의 일시적 교전 중단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또 미국 매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의 교전을 사흘간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며 일시적 교전 중단에 난색을 표명하다가 미국의 압박,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 등을 감안해 하루 4시간 교전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기존 인도주의 조치를 확대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군 국제 미디어 담당 대변인인 리처드 헥트 중령도 이날 "계획된 교전 중지는 일주일에 두차례 4시간 동안 민간인의 남쪽 이동과 구호품 이동을 위해 이스라엘이 이어온 인도적 통로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번 결정으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란, 구호품 이동 등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스라엘의 교전 일시 중지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라며 "특히 민간인들이 전투행위의 영향에서 벗어나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커비 조정관은 가자지구에서 기존 인도주의적 통로에 더해 해안가 도로를 인도주의적인 이동 통로로 연다고도 설명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은 9일 가자지구 북부의 팔레스타인인 8만명이 대피 통로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가자지구 북부에서 5만명이 대피한 것과 비교하면 3만명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포위한 가자시티에는 하마스 조직원뿐 아니라 아직도 민간인이 수십만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의 일시적 교전 중지와 인도주의적 이동 통로의 추가로 가자시티에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민간인이 피란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와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하마스 측은 일시적 교전 중지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어떤 부분도 합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8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하마스가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란을 방해하는 등 비협조적 태도로 나올 수 있다.
하마스는 전쟁 초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민간인 소개령을 내렸을 때도 이스라엘의 선전전에 불과하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집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가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막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이 앞으로 시가전을 강화할 경우 가자시티 도심에서 하마스 조직원들과 민간인들을 구별하기 어려운 만큼 피란하지 않은 민간인들의 피해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휴전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은 그의 당(민주당) 일부와 전 세계의 전면 휴전 요청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리노이주에서 열리는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D.C.를 떠나기에 앞서 휴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없다.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해 매일 4시간씩 교전 중지에 대해 미국과 합의했지만 휴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휴전 촉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무슬림 단체 미국 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부책임자 아흐메드 미첼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루 4시간 교전 중지'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며 "우리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인종청소가 아니라 가자지구 전역의 휴전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인 프란체스카 알바네제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가자지구에서 4시간의 '인도적 교전 중지'가 발표됐다"며 "가자지구에 갇힌 팔레스타인인들과 인질들, 특히 어린이들이 33일 동안 밤낮없이 폭격을 당하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보라"고 적었다.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핵연료 잔해(데브리) 2차 반출을 이르면 내달 중순에 실시한다.20일 일본 현지 매체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13년 만인 작년 11월 처음으로 미량의 핵연료 잔해를 꺼내는 데 성공했다. 당시 반출한 핵연료 잔해 무게는 약 0.7g이다. 잔해 1∼2cm 거리에서 측정한 표면 방사선량은 시간당 8m㏜(밀리시버트)였다.도쿄전력은 이번 작업의 목표로 1차 핵연료 반출 작업 장소로부터 중심부 쪽으로 1∼2m 떨어진 지점에서 최대 3g을 꺼내는 것을 저했다. 다만 작업 상황에 한계가 있으면 지난번과 같은 지점에서 핵연료 잔해를 채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작업 방식은 이전과 동일하다. 최장 22m 까지 늘어나는 낚싯대 형태 장치를 집어넣어 끝에 달린 손톱 형태 도구로 핵연료 잔해를 반출한다. 도쿄전력은 2차 핵연료 잔해 반출 이후 기존 잔해와 성분, 강도 등을 비교해 남은 잔해를 꺼낼 방법을 연구한다.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880t에 달하는 핵연료 잔해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반출 방법은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핵연료 잔해 반출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추진하는 2051년 이전 사고 원전 폐기의 최대 난관으로 평가된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우크라이나 전쟁이 난 이후 러시아에 생포됐다가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옥 같은 세상이었다"며 감옥에서 겪은 일은 증언했다. 20일(현지시간) 디종 지역 일간지 르비앵퓌블리크에 따르면 블라디슬라프 자도린은 출소 14개월이 된 지금도 여전히 "꿈에서 전쟁을 보고, 감옥 소리를 듣는다"며 수감 생활 도중 말 못 할 폭행과 고문을 겪었다고 말했다.그는 "(교도관의 폭행으로) 자신의 피부색이 파란색에서 녹색으로,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며, 때로는 "그들이 수의학 도구로 몸의 모든 부위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자도린은 감옥에서의 굶주림도 회상했다.그는 "우리는 종종 모래가 묻은 빵 한조각만 먹었다"며 "우리는 화장지, 비누, 쥐를 먹는 법을 배웠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구금되기 전 120㎏의 육중한 체격이었던 그는 석방될 당시 몸무게가 절반으로 줄어있었다. 이어 "러시아는 중세에 머물러 있으며, 100년 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죄수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고발했다.우크라이나 포로들을 더 힘들게 한 건 심리적 폭력이었다.그는 "우리는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이미 점령됐으며, 러시아 땅이 됐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아침에 일어나면 러시아 국가를 불러야 했다. 교도관이 우리가 부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녁까지 계속 불러야 했다"며 "우리는 러시아 역사를 읽어야 했고, 하루 종일 러시아 라디오를 들었다. 그들은 우리를 러시아화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자도린은 수감 생활 중 두 차례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농촌에 광대역 통신망을 보급할 때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를 쓰라고 지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러트닉 장관이 부임 전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던 투자사 캔터피츠제럴드는 테슬라 투자 등급을 상향하며 노골적으로 일론 머스크 CEO를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최근 한 비공개회의에서 상무부 산하 농촌 광대역 보급 사업인 BEAD 프로그램 공무원들에게 스타링크를 거론하며 광케이블보다 위성 인터넷을 늘려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위성 인터넷은 산간 오지 등에 즉시 설치가 가능하지만 월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광케이블은 설치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이용료가 저렴하다.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BEAD 프로그램은 광케이블을 기본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광케이블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만 위성 인터넷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 규정을 뒀다. 러트닉 장관은 이러한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개편으로 스타링크가 최대 200억달러 계약(약 29조1660억원)을 따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 규칙에 따르면 스타링크가 수주할 수 있는 계약은 그 5분의1인 44억달러에 불과하다. BEAD 사업 규모는 총 420억달러다. BEAD 규정 개편에 반대하다 해임된 에반 파인먼 전 BEAD 국장은 "러트닉 장관은 머스크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면서 그와 이야기를 나눴는지 물었다"라며 "다른 고려사항에 관계없이 위성 사용량을 늘리라고 분명하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데비 딩겔 연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