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왕산마리나, 인근 해수욕장 해변 침식 유발
인천 대표 관광지인 왕산해수욕장에서 최근 관찰된 해변 침식 현상이 인근 마리나 건설 이후 본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시 중구는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왕산해수욕장의 침식 대책을 찾기 위한 용역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용역 조사에 따르면 2017년 6월 왕산해수욕장 북쪽에 개장한 왕산마리나 건설 과정에서 해수욕장으로 유입되는 파랑(바다 표면부에서 일어나는 물결)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왕산해수욕장 남측 해안이 침식되는 대신 그 모래가 북측으로 점차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 측정 결과 올해 이 해수욕장의 남측 해안 해빈 폭은 10년 전인 2013년보다 8.2m가 줄어든 반면, 북측 해안 해빈 폭은 같은 기간 12m 넘게 늘었다.

용역에서는 해변에 모래를 채우는 양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남측 해안의 침식 현상이 향후 수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 이를 막으려면 왕산해수욕장 북측 해안에 침식을 막고 모래 퇴적을 유도할 수 있는 소규모 방사제를 설치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구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구비 3억원을 들여 남측 해안 일부의 양빈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하반기 해양수산부의 연안정비계획에 왕산해수욕장 양빈과 침식 방지 시설물 사업을 반영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115억원 규모다.

중구 관계자는 "원래 겨울에는 북에서 남으로, 여름에는 남에서 북으로 해류가 이동하는데 왕산마리나가 들어선 뒤 이 흐름이 바뀌었다"며 "해수부 연안정비계획 반영으로 예산이 편성되면 2027년까지 침식 방지 사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4년 7월 중구 을왕동 9만9천㎡ 터에 준공된 왕산마리나는 요트 266척을 접안할 수 있는 해상계류장 등을 갖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