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매립된 폐기물이 토양 오염…정밀조사 뒤 수거"
500명 재학 부산 거제초 공사 현장서 오염토…기준치 최대 36배
학생 500명이 재학 중인 부산 거제초등학교의 개축 공사 현장에서 유해 물질이 나와 관할 구청이 정밀 조사 명령을 내렸다.

9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거제동에 있는 거제초등학교의 개축 공사 현장에서 오염토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되면서 공사 발주처인 부산교육청이 자체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당 석유계총탄화수소(TPH) 1만8천166㎎, 니켈 1천185.6㎎, 구리 1천423.7㎎, 아연 2천46.2㎎ 등이 검출됐다.

현행법상 토지오염 정화 기준을 적용했을 때 TPH는 36배, 니켈은 11배, 구리는 9배, 아연은 6배가량 초과한 수치다.

시교육청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 3일 관할 구청인 연제구에 이를 보고했다.

이후 연제구가 교육청에 정밀조사를 명령했고, 이에 따라 구체적인 오염 면적, 유해 물질 수치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연제구 관계자는 "토층의 가장 윗부분인 표토의 일부 지점을 조사했을 때 나온 결과"라며 "구체적인 오염 범위와 유해 물질량은 정식 조사 기관에서 실시하는 정밀 조사로 알 수 있으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00명 재학 부산 거제초 공사 현장서 오염토…기준치 최대 36배
부산교육청은 오염토의 원인은 땅 아래 묻혀 있던 소각 잔재물과 아스팔트 콘크리트 폐기물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 폐기물들이 오랫동안 토양과 뒤섞이면서 땅을 오염시켰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과거 학교마다 소각장을 만들어 생활폐기물을 태우고는 했는데, 이 폐기물을 땅속에 묻은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이력을 조회했으나 소각 주체, 시기 등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학교 부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행법에 따라 정밀 조사를 마친 뒤 폐기물을 수거할 예정"이라며 "폐기물이 나온 구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유해 물질이 나온 토양이 바람에 날아갈까 봐 천막으로 덮어 놓았다.

부산교육청은 "유해 물질이 없다고 확인된 구간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준공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현재 초등학생들이 등하교하는 학교 내 공사 현장에 유해 물질이 발견된 것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백해주 초록생활 대표는 "어린 청소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유해 물질이 나온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학생들과 공사 현장을 철저히 구분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교육 당국에서 철저히 조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500명가량의 학생이 재학 중인 이 학교는 최근 4천47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개축 공사를 하고 있었다.

공사는 2025년 12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