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던 소세포폐암 신약…내년 빅파마에 기술수출 기대"
“CDK7 저해제 ‘Q901’의 임상 1상 결과가 나오는 내년 4월 이후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입니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큐리언트가 세계 최초로 CDK7의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Q901은 CDK7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표적항암제다. 큐리언트는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CDK는 세포주기를 조절하는 단백질 인산화효소다. 세포 성장과 DNA 복제·분열에 관여한다. 화이자 ‘입랜스’, 일라이릴리 ‘버제니오’, 노바티스 ‘키스칼리’ 등이 CDK4와 CDK6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유방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다.

Q901의 타깃인 CDK7은 세포주기의 모든 단계에 관여한다. 하위 CDK인 CDK1, CDK2, CDK4, CDK6 등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CDK7을 저해하면 다른 하위 CDK들을 모두 저해할 수 있다. 상용화된 CDK4·6 억제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 CDK7 저해제가 주목받는 이유다.

큐리언트가 세계 최초로 규명한 CDK7 기전은 DNA 손상 복구 억제 관련이다. 남 대표는 “CDK7을 억제하면 암세포의 DNA 손상 복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암세포가 죽거나 면역계에 노출된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CDK7 저해가 DNA 손상 복구를 왜 억제하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DNA는 매일 손상을 입는데 우리가 별 탈 없이 살 수 있는 것은 DNA의 손상을 복구해주는 기전들이 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암세포가 DNA 손상 복구 기전을 이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암세포는 DNA 손상을 정상세포보다 훨씬 많이 입기 때문에 복구 기능의 의존도가 높다. 이렇다 보니 CDK7으로 DNA 손상 복구를 억제하면 항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남 대표는 “CDK7을 저해하는 Q901을 투여하면 BRCA, RAD51, LIG1 등 DNA 손상 복구와 관련된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다”고 했다.

큐리언트는 Q901의 임상 1상 결과를 내년 4월 초 미국암학회(AACR)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이 결과에 따라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큐리언트와 공동 개발 중인 소세포성폐암을 적응증으로 한 Q901과 항체약물접합체(ADC)의 병용요법 임상 진행 여부가 확정된다. 임상 비용은 NCI가 모두 부담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