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셀바이오가 난소암·위암·췌장암 등 고형암의 대표적 암 표지자인 PD-L1과 EphA2 두 가지를 동시에 표적하는 새로운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를 만들어 특허 출원했다고 7일 밝혔다.

킴리아, 에스카타, 카빅티 등 혈액암 치료를 위한 CAR-T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았지만 고형암의 경우 아직 FDA 승인을 받은 사례가 전무하다.

더욱이 다국적 제약사들이 만든 항체의약품의 PD-L1 항체단편(scFv)을 면역세포 제조에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항원과의 강한 결합으로 인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사멸시킨 뒤에도 해리(분리)되지 않거나 해리 속도가 느려 과도한 사이토카인 폭풍을 초래하고 정상세포에도 결합해 공격하는 등이 대표적이다.

박셀바이오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항체와 결합하는 항원인식부위의 결합력을 중간 정도로 낮추고 항원과의 해리도 빠르게 진행되도록 설계한 PD-L1 단일 CAR-T 치료제를 지난해 3월 국내 특허 출원한 데 이어 올해 3월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에 특허 출원한 PD-L1:hpEphA2 이중표적 CAR-T 치료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새 치료제는 박셀바이오가 개발한 친수성 EphA2 모노바디를 PD-L1 CAR 벡터에 추가 삽입함해 단일표적 CAR-T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다.

모노바디는 현재의 CAR-T 치료제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항체단편에 비해 크기가 3분의 1로 작아서 최소 3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CAR-T 치료제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모노바디 항원인식부위는 고형암 치료의 난제인 이형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CAR-T의 핵심병기와 같다”고 설명했다.

친수성 모노바디 기술을 기반으로 PD-L1과 EphA2 이중 표적 장치를 탑재한 결과는 비임상 시험에서 확인됐다. 시험관에서 실시된 난소암과 췌장암 살상 시험에서 이중표적 CAR-T치료제가 단일 표적 친수성 hpEphA2 CAR-T보다 월등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과 난소암 대상 동물실험에서도 암 증식 억제와 살상 효과가 관찰됐다.

이제중 박셀바이오 대표는 “PD-L1·hpEphA2 이중표적 CAR-T 치료제에서는 독성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과 신경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암세포 살상력 제고와 부작용 감소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CAR-T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