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열린 '한일산업기술페어' 기술자문 상담회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조언을 구하는 ISC 관계자들. / 사진=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제공
지난 7일 열린 '한일산업기술페어' 기술자문 상담회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조언을 구하는 ISC 관계자들. / 사진=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제공
"저희 회사 엔지니어들은 제조 현장에 있어서 상담회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이렇게 화상 연결을 하겠습니다."

아이에스시(ISC)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사업팀 관계자는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한일산업기술페어(FAIR) 2023'의 부대행사인 '기술자문 상담회'에서 노트북을 꺼내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내 헤드셋마이크를 찬 FCCL 사업팀 엔지니어가 노트북 화면에 등장해 상담이 시작됐다.

기술자문 상담회에는 △공정관리·품질관리 △금형설계 △사출성형 △소성가공 △열처리 등 10개 분야 일본 기술자 10명과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길 원하는 한국 기업 17개사가 참여했다. 연성회로기판(FPCB)의 핵심 소재 FCCL을 생산하는 ISC의 경우 이날 일본 표면처리 기술자 히라노 토미오씨와 매칭돼 자문을 구했다. 조언받은 내용은 FCCL의 박리강도(점착력) 향상을 위한 방법. 상담회에 참석한 ISC 관계자는 "FCCL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박리강도인데 상세하게 자문 받았다. 엔지니어가 직접 적용해 테스트해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산업현장 엔지니어 '화상연결' 해가며 日기술자에 노하우 물었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들은 개발 중인 1인용 지압 침대의 3D 설계도를 보여주거나 금형설계 관련 자문을 구하기 위해 부품을 직접 갖고 와 궁금한 점을 물었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 판로 개척을 고민하며 마케팅 자문을 요청하는가 하면 현장에서 일하느라 참석이 어려운 개발 담당 엔지니어가 화상 연결까지 해 상담받는 등 높은 열의를 보였다.

공구 제조업체 ㈜위딘에 진공 열처리 방법을 자문한 니히라 노부히로씨는 "열처리에서는 변형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업체가 필요한 공구 열처리 방식을 수행할 수 있는 진공로가 한국에 없어 외주를 주는데, 열처리를 자체 수행하고 싶다며 조언을 구해왔다"면서 "자문을 통해 기업이 애로점 해결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산업현장 엔지니어 '화상연결' 해가며 日기술자에 노하우 물었다
이 같은 풍경은 같은 시각 열린 또 다른 부대행사 '한일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도 연출됐다. 양국 기업 간 비즈니스 매칭과 한국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이 행사에는 한국 30개, 일본 20개 기업이 참가했다. 일본 기업 가운데 11곳은 온라인으로 상담에 참여해 이날 모두 53건의 양국 기업간 1대 1 개별상담이 진행됐다.

자전·공전식 믹서 등을 만드는 일본 제조업체 '싱키'는 이날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가했다. 행사 현장에 참석한 한국의 정밀·과학기기 도매 기업 '세코스'와 연결돼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할 대리점을 찾는다"며 상담했다. 싱키 관계자는 "우리 회사 믹서를 통해 교반 및 탈포 기술 연구와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 한국 시장 판로를 확대해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시작돼 올해 1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 측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과 일본 측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양국의 첨단산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교류 및 협력 확대 등을 주제로 한 올해 한일산업기술페어는 개회식에 이어 △한일 비즈니스 상담회 △기술지도 성과발표회 & 기술자문 상담회 △한일 협력 세미나 △한일 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술 상담회 4개 세부 행사가 진행됐다. 김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이사장과 고레나가 카즈오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 고문을 비롯해 양병내 산업부 통상차관보,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 등 양국 정부 인사 및 기업인·기술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윤혜원 한경닷컴 기자 want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