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체은닉 최근 일로 심리 분석될 것"…한달간 병원서 검사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피고인 30대 친모가 정신 감정을 받는다.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30대 친모 정신 감정받는다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7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A씨 측이 제출한 정신 감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정신 감정을 통해 피고인의 유리한 사정이 쉽게 제시될 수 있는지, 된다고 해서 그대로 믿을 수 있는 지 오래된 사건이다 보니 걱정된다"며 "다만 변호인이 증인 신문에서 얘기했다시피 사체가 냉동실에 있던 사실 자체는 최근 일이어서 피고인의 심리 상태 분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앞서 "집 안 냉장고에 사체를 보관하면서 긴 시간 동안 수없이 냉장고를 여닫았을 텐데 (피고인 입장에서) 이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피고인이 범행 당시 어떤 심리 상태에 있었는지 정밀하게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정신과 전문의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4∼5년 전 발생한 사건(살인)에 대해 피고인의 정신 감정을 하면 피고인의 당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냐"는 재판부 질의에 "그럴 수 없다"면서도 "검사하는 이유는 지금 심리 상태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현재 상태를 통해 과거 심리를 미뤄 짐작해 볼 수는 있다"고 답했다.

A씨는 추후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정서·지능·심리 검사 등을 받을 예정이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정신 감정 결과가 나온 뒤 속행 기일을 잡겠다고 밝혔다.

당일 공판에는 검찰과 변호인 측의 피고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출산한 아기 둘을 살해한 뒤 시신을 거주지인 아파트 내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미 남편 B씨와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또 임신하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8년 11월께 넷째 자녀이자 첫번째 살해 피해자인 딸을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이어 2019년 11월 다섯째 자녀이자 두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들을 병원에서 낳은 뒤 해당 병원 근처 골목에서 같은 방식으로 숨지게 했다.

A씨는 아기들의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넣은 상태로 보관했다.

그의 범행은 올해 5월 감사원이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 되지 않은 '그림자 아기' 사례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A씨 측은 "영아살해죄는 분만 직후라는 시간적 간격이 아닌 산모의 심리 상태에 따라 파악돼야 한다"며 살인죄가 아닌 법정형이 보다 가벼운 영아살해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피고인이 장소 이전 없이 (첫번째 피해) 영아 사체를 집 안 냉장고에 보관한 행위에 대해서는 사체은닉 혐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씨 현재 임신 중기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