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내 임산부 5만여명…매일 아기 180명 태어나"
[이·팔 전쟁] "보호시설 임산부 4600명·신생아 380명 치료 필요"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 속에 병원 등 의료시설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진 가자지구에서 임산부와 영아 건강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적했다.

6일(현지시간) WHO에 따르면 가자지구에는 갓 출산한 산모와 임신 중인 여성 5만여명이 있으며 매일 180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

임산부 가운데 15%는 임신이나 출산 관련 합병증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가자지구 내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시설이 제 기능을 못하는 데 기인한 측면이 크다.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보복 공습에 나선 이후로 가자지구 내 병원 14개와 1차 의료기관 45개가 폐쇄됐다.

포격에 시설이 파손됐거나 병원에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는 게 운영을 중단한 이유다.

지난 1일에는 산부인과 진료에 전문성이 있는 가자지구 북부의 알힐로 병원이 포격을 받기도 했다.

일부 임부들은 피란민 대피시설이나 집, 심지어는 포격의 잔해가 쌓인 길거리 등지에서 합병증 위험을 안은 채 출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WHO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식량과 식수 공급마저 턱없이 부족하고 공습 상황 속에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악영향을 미쳐 임산부와 영아의 건강은 생명이 위태로울 수준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WHO는 우려했다.

실제로 분쟁 발생 이후 지난 3일까지 가자지구 사망자 9천여명 가운데 여성(2천326명)과 어린이(3천760명)가 전체의 67%를 차지하는 실정이라고 WHO는 덧붙였다.

WHO는 유엔이 가자지구 곳곳에 운영 중인 피란민 보호시설에 거주 중인 임산부 4천600명과 신생아 380여명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호시설에서는 이미 2만2천500건 이상의 급성 호흡기 질병 감염 사례와 1만2천여건의 설사 발병 사례가 보고됐으며 임산부와 신생아의 영양실조 비율도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WHO는 "임산부와 어린이, 신생아를 구하려면 더 많은 의약품과 구호물자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병원과 식수 공급시설, 빵집을 가동하기 위한 연료도 즉시 공급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분쟁 당사자는 민간인과 의료시설을 보호하는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면서 "인도주의적 휴전과 인질 석방이 즉각적으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