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4800만원대를 넘어선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상승세에 힘이 실렸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일 4807만9000원까지 오른 뒤 4700만원대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4800만원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8개월 만이었다. 이더리움 역시 250만원대까지 오르며 지난해 7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240만원대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한 것은 Fed가 기준금리를 연 5.5%(상단 기준)로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 이어 2회 연속 동결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강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최근 한 달 새 약 400조원 늘어났다. 비트코인 역시 지난달 30일 4600만원대에 거래된 후 이틀 만에 4800만원 선을 뚫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은 주춤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693조3700억원으로 전날 대비 1.52%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상승 기대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2025년 중반 15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새로운 사이클’이란 4년마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말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란 전망도 비트코인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가 집계하는 ‘공포·탐욕지수’는 72점(탐욕)을 기록 중이다. 이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에 매수세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