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정제마진 상승에 석유사업 이익↑…2분기 대비 흑자 전환
美 IRA 따른 배터리 세액공제 2천99억원…"배터리 4분기 흑자 전환 목표"
SK이노, 3분기 영업익 1.5조 '깜짝실적'…배터리 적자 역대 최소(종합2보)
SK이노베이션이 정유, 화학 등 기존 사업의 실적 개선과 배터리 사업의 적자 폭 축소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천6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2.0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조706억원을 46%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19조8천89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59% 감소했다.

순이익은 7천296억원으로 316.54% 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천619억원, 1조6천699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감산 등의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며 석유 사업의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화학 사업은 납사가격 상승과 배터리 사업 생산성 증대 등으로 분기 최대 매출액과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 사업 부문의 이익 성장으로 영업이익률은 7.9%를 기록했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 사업은 시황 개선에 따른 유가와 정제마진 상승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조5천237억원 증가한 1조1천1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 사업은 제품 스프레드(마진) 하락에도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668억원 증가한 2천3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윤활유 사업은 기유 판매물량 감소에도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로, 석유개발 사업은 생산물량 감소로 인한 변동비 감소 효과로 각각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됐다.

배터리 사업은 올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조1천72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 영업손실은 역대 최소 규모인 861억원으로, 지난 1, 2분기와 비교해 적자 폭이 각각 2천554억원과 454억원이 축소됐다.

미국 공장의 생산 증대 본격화와 판매 증대를 통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확대로 2개 분기 연속으로 손실 규모를 줄였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3분기 AMPC 금액은 2천99억원으로, 올 상반기 합산액인 1천67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4분기에는 동절기 비축 수요 증가와 중국 수요 회복 추세에 따른 수급 불균형 확대로 석유 사업의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 사업은 납사가격 상승으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의 마진이 축소될 수 있으나 연말 수요가 늘며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파라자일렌(PX)의 경우 드라이빙 시즌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중국 대형 설비들의 고율 가동으로 마진 축소가 제한적일 전망이다.

석유개발 사업의 경우 17/03 광구의 본격적 원유 생산에 따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석유 생산 정점 기준 일일 생산량 2만9천500배럴 규모, 연간 매출 약 5천억원, 영업이익 약 2천5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추가적인 탐사 광구 개발 또한 계속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은 4분기 흑자 전환이 목표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단기적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나 해외 신규 공장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AMPC 수혜 증가를 통해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4분기 SK온의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와 최근 미국 자동차노조 파업 여파 등이 SK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됐다.

박정아 SK온 글로벌얼라이언스 부사장은 이에 대해 "고객사의 일시적인 판매 증감에 따른 가동률 조정은 상시 발생할 수 있고 판매량과 생산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4분기와 내년에도 물량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부사장은 이어 "북미 지역 중심, 입증된 아이코닉 모델 중심의 선택적 수주, 합작 공장(JV)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향후 원가 절감과 제조 경쟁력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합작 공장 등의 증설 일정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드 JV의 경우 2026년으로 예정된 켄터키 2공장은 연기를 검토 중이지만 테네시와 켄터키 1공장은 계획대로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현대차 JV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훈 CFO는 이어 "하이니켈 대비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낮은 미드니켈, 리튬인산철(LFP) 등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화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에너지 밀도와 급속 충전 등에서 향상된 LFP 셀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고객사와 공급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