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손에 쥐고 있는 푸바오. /사진=에버랜드 제공
대나무를 손에 쥐고 있는 푸바오. /사진=에버랜드 제공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가 자사 판다 지식재산권(IP) '바오패밀리'를 내세운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출생으로 테마파크의 주 타깃인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충성도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태어나면서 판다에 대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환경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에버랜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서 판다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2일 발표했다. 운영 기간은 이달 9일부터 22일까지다. 이곳에서는 아이바오·러바오·푸바오·루이바오·후이바오 등 바오패밀리와 관련한 굿즈를 판매한다. 이를 위해 에버랜드는 지난 9월 '바오패밀리'로 상표권을 출원을 마쳤다. 당시 상표권 지정상품으로 의류·신발·모자 등 총 21개 종류를 기재했다.

에버랜드가 이번 팝업스토어의 타깃으로 삼은 건 MZ세대다. 1980~2010년생을 일컫는 MZ세대는 현재나 미래에 아이를 동반해 테마파크에 방문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연령층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학령인구는 528만1000명에서 2025년 503만5000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버랜드의 연간 입장객 수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697만명이던 입장객 수는 2019년 661만명, 지난해 577만명으로 줄었다.

팝업스토어 운영 장소도 MZ세대가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선정했다. 에버랜드는 이번 팝업스토어에 일 700~800명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MZ세대가 중요시하는 경험형 콘텐츠를 강화할 예정이다. 팝업스토어에는 '푸바오의 행복한 집'이라는 콘셉트의 판다 생활 공간을 꾸몄다. 더현대서울이 외국인들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은만큼, 팝업스토어에서 바오패밀리를 접한 외국인들을 에버랜드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깔렸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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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적으로도 올해 연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수익성이 좋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가 내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해 들어 ‘판다월드’의 인기는 급상승하고 있다. 올여름 성수기(7~8월) 에버랜드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0%가 “판다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에 방문했다”고 답했을 정도였다. 특히 최근에는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면서 판다 굿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7월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자 익월 판다 굿즈 매출은 전월 대비 150% 증가했다.

에버랜드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한복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바오패밀리에 대한 인지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버랜드 판다월드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바오패밀리를 사랑해 주시는 고객분들께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고객 경험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