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지나던 시민들 "잘한 일"…"철거가 답은 아니다" 의견도
대구시 정당현수막 조례 개정…"지정 게시대에만 설치 가능"
"철거 시작합니다"…대구 곳곳 길거리 정당현수막 걷어냈다
"이쪽 현수막부터 철거 시작하겠습니다.

"
1일 오전 10시 30분께 대구 수성구 도시철도 3호선 어린이세상역 앞.
도구를 든 작업자들은 "철거 시작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정당현수막과 전봇대를 이어주던 줄을 싹둑 잘라냈다.

작업을 마친 이들은 곧바로 수성구청역 일대로 이동해 정당현수막 철거 작업을 이어갔다.

이날 정당현수막 철거 작업은 수성구가 '정당현수막 철거 행정대집행'을 실시하면서 이뤄졌다.

직원들은 행정대집행 과정을 지켜보며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겼다.

수성구는 이날 어린이세상역과 수성구청역 일대에서 정당현수막 5개를 철거했다.

최근 무분별한 정당현수막 설치로 인한 도심 미관 훼손, 교통 안전 문제 등이 대두된 탓인지 과거와 달리 이곳저곳에 마구잡이로 정당현수막이 걸려있지는 않았다.

"철거 시작합니다"…대구 곳곳 길거리 정당현수막 걷어냈다
정당현수막이 통행량이 많은 횡단보도 인근에 설치되면서 길을 지나던 시민들이 철거 작업을 지켜보기도 했다.

수성구청역을 지나던 한성호(44)씨는 "현수막 철거는 잘된 일"이라며 "평소에 현수막이 지저분하게 걸려 있거나 원색적인 현수막 내용을 보고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반겼다.

김정탁 수성구 도시디자인과 광고물팀장도 "정당현수막이 도심 미관을 해치고 그 내용이 혐오와 비방이어서 정당한 정치 활동이 아니지 않느냐는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한 시민은 "지정 게시대가 어디인지 대부분의 시민이 모를 거 같다"며 "현수막을 무분별하게 설치하도록 두는 것도 문제지만 무조건 철거하는 것도 답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철거 시작합니다"…대구 곳곳 길거리 정당현수막 걷어냈다
이날 수성구의 행정대집행은 최근 '대구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안'이 시행되면서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개정 조례안은 정당현수막을 지정 게시대에만 설치하도록 하고 개수는 국회의원 선거구별 4개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수성구 등 5개 구에서 이날 지정 게시대 외에 설치된 정당현수막 철거 작업에 나섰다.

한편 길거리 정당현수막 철거 방침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24일 대구지방법원에 대구시 정당현수막 관련 개정 조례안에 대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철거 시작합니다"…대구 곳곳 길거리 정당현수막 걷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