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슈퍼캐치…NC 김주원 "못 잡으면 동점 허용이라 생각"
김주원(21·NC 다이노스)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전광판에 '느린 동작'으로 나오자 1만5천453명의 관중과 NC, kt wiz 선수단이 숨죽여 지켜봤다.

공이 그라운드에 닿지 않고, 김주원의 글러브에 안착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잡혔고 NC 원정 팬들은 함성을 질렀다.

NC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KBO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kt를 3-2로 꺾었다.

경기 종료 직전, 짧지만 강렬한 '김주원 드라마'가 상영됐다.

NC 3-2로 앞선 9회말 무사 1, 3루에 몰렸다.

마무리 이용찬은 문상철과 대타 김준태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배정대를 볼넷으로 걸렀다.

한 점 차, 9회말 2사 만루, 승패의 갈림길에서 오윤석이 이용찬의 포크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3루와 2루 사이로 날아갔다.

타구가 외야로 향하면 kt의 끝내기 안타, 김주원이 한 번에 잡아내지 못하면 '동점 내야 안타'가 될 법한 타구였다.

김주원은 과감하게 몸을 던진 뒤 공이 담긴 글러브를 번쩍 들었다.

kt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영상에서도 공은 그라운드에 닿지 않았다.

NC 선수들은 포효하며 승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적지 수원에서 1, 2차전을 쓸어 담은 NC는 남은 3경기에서 1경기만 잡으면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20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PO 2차전 슈퍼캐치…NC 김주원 "못 잡으면 동점 허용이라 생각"
경기 뒤 만난 김주원은 "(오윤석의)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이 공이 바운드되면 무조건 동점을 허용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몸을 날렸다"며 "위기 상황에서 공을 잡고, 치열한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NC 선배들은 김주원에게 달려와 격한 축하 인사를 했다.

김주원은 "선배들이 '정말 잘했다'고 격려해주셨다"고 수줍게 말했다.

2023년 가을, 김주원은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을 보내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김주원은 NC에 합류해 한결 돋보이는 수비력과 타력으로 NC의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치르고 온 김주원의 이번 가을 마지막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김주원은 "한국시리즈는 아시안게임 결승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떨리고 긴장될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할 때는 무척 수줍지만, 경기 중 김주원은 무척 대범하다.

PO 2차전을 끝낸 수비도 강한 심장에서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