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에이직랜드는 지난 23~27일 5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2만5000원에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희망밴드(1만9100~2만1400원) 상단을 초과한 가격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총 1906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피델리티매니지먼트리서치(FMR), 아부다비투자당국( ADIA), 블랙록(Blackrock), PAG 등 해외 대형 펀드들과 국부펀드가 수요예측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경쟁률은 490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금액은 약 659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2649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공모금액 대비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기관투자자 주금납입능력 확인제도 도입 이후 공모금액이 500억원이 넘는 종목 중 에이직랜드보다 공모금액이 큰 건은 넥스틸(805억원, 236대 1), 파두(1938억원, 363대 1) 단 2건에 그쳤다. 에이직랜드(659억, 490대 1)의 경쟁률은 이들 업체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주관사인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체 참여 기관의 다수가 물량 확보를 위해 수요예측 첫 부터 참여해 의무보유 확약을 제시했다"며 "수요예측 마지막 날 기관들의 경쟁적인 참여에 2만60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주문의 비율이 약 76% 이상으로 에이직랜드의 성장성에 대한 높은 관심과 확신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에이직랜드는 시스템반도체 전문 디자인하우스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반도체칩 설계) 기업의 칩 설계 도면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이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조 공정용으로 변환해주는 회사다.

설계 도면만으론 반도체 칩 제조가 불가능하단 점에서 디자인하우스의 역할을 팹리스와 파운드 기업 모두에 중요하다. 에이직랜드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간 가교 역할을 넘어 반도체 설계 첫 단계부터 양산, 패키지·테스크, 품질관리, 공급까지 '턴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대표가 내세우는 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에이직랜드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가치사슬협력사(VCA)다. 전세계 8개 VCA가 있으며 국내에선 에이직랜드가 유일하다. TSMC의 공정을 이용하기 위해선 VCA를 거쳐야 한다. 회사의 글로벌 1위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암(ARM)와도 견고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에이직랜드는 총 263만6330주를 공모한다. 전량 신주 모집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은 해외 시장 진출, IP 사업 투자, 신규 인력 채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다음달 2~3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거쳐 같은달 1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이번 상장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팹리스 산업의 중심지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글로벌 에이직 대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