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동이면 지양리 대청호 인근의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환경 단체들이 골프장 예정지에 대한 민관 합동 생태환경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청호 골프장 대책위 "예정지 민관공동 생태조사하자"
대전·세종·충남북 지역 60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대청호 골프장 반대 범유역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31일 "골프장 개발업체 측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3차례 생태환경조사를 했지만 보호종은 없었고, 이를 주장한 환경단체를 신뢰 못 한다"고 밝혔다"며 "그렇다면 민관합동 조사단을 꾸려 공동으로 생태환경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내달 15일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으라고 업체 측에 요구했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5월과 6월 생태전문가 12명이 참여한 현장조사를 벌인 뒤 "천연기념물인 팔색조의 울음을 확인했고, 새홀리기, 수리부엉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도 다수 확인했다"며예정지 일부는 경사가 심해 난개발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제시했다.

대책위는 "업체 측은 전문가 조사 결과를 폄훼하지 말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생태조사를 했는지, 보호종을 고의로 누락한 것은 아닌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되는 골프장은 2012년 K개발이 처음 옥천군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뒤 현지 주민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흐지부지된 바 있다.

그러던 중 K개발이 최근 이 일대 110만여㎡에 27홀 규모의 대중골프장 건설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제안서를 내면서 환경단체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업체 측은 현재 예정부지에 대한 용도지역 변경 및 체육시설 입안 결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는 중이다.

골프장을 건설하려면 충북도지사가 예정지를 도시관리계획시설로 고시해야 한다.

옥천군은 업체 측이 행정절차를 마치는 대로 충북도에 이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