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금융완화 수정'…장기금리 목표 상한선 0.5%→1.0%로 올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2023·2024회계연도 2.8%로 물가목표 초과
엔/달러 환율 한때 150엔 돌파…"일본은행 결정 이후 달러 매수세 강해져"
일본은행, 유동성 고삐 더 죈다…장기금리 1% 초과 용인(종합)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3개월 만에 장기금리를 사실상 재인상하는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수정했다.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시장 동향에 따라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의 기존 상한선인 0.5%는 그대로 두되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금리 수준을 1%로 올린 바 있다.

일본 은행은 이번 회의에서는 상한 목표를 사실상 상한선이었던 1%로 올리고 이를 일부 초과해도 허용키로 한 것이다.

다만 장기금리를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수정 이유에 대해 "장기금리 상한을 엄격하게 억누르는 것은 강력한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고 경기를 부양하고자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추진해 왔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동을 허용하되 상한선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억제했다.

지난 7월 이후 장기금리는 꾸준히 상승했고,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한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인 0.955%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장기금리가 1%에 육박하고 있어서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에 국채의 대량 매수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정책 운용을 유연화해 시장 기능 저하를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은 다만 단기금리를 계속해서 -0.1%로 동결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은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의 틀 자체를 바꾸지 않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나 자산매입 방침도 유지해 대규모 금융완화는 계속된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수정 방침이 알려진 직후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49.3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이 급등해 한때 15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아침에는 엔화를 매입하고 달러를 파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일본은행 결정 이후 급속하게 달러 매수세가 강해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공표한 '경제·물가정세 전망'에서 2023∼2025회계연도의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2023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직전인 지난 7월 기존 전망치인 2.5%에서 2.8%로 0.3%포인트 올렸다.

2024회계연도는 1.9%에서 2.8%로, 2025회계연도는 1.6%에서 1.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2023∼2024회계연도 전망치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의 물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