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 2R 4언더파
임희정 '확실히 부활했다'…강풍 속에서 선두권 도약
'사막여우' 임희정의 부활 조짐이 완연하다.

임희정은 27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4언더파 140타를 적어낸 임희정은 선두권으로 도약해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작년까지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5번 우승하며 KLPGA투어의 간판급 선수로 인정받은 임희정은 부상 후유증으로 이번 시즌은 힘을 쓰지 못했다.

상금랭킹 29위와 대상 포인트 20위, 평균타수 48위는 임희정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순위였다.

그러나 임희정은 지난 22일 끝난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때 예전의 명성에 걸맞은 샷을 뿜어내 부활을 알렸다.

2, 3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때리며 선두에 나섰던 임희정은 비록 최종 라운드 때 임진희에게 역전 우승을 내줬지만, 이번 시즌 들어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뒀다.

임희정은 이날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곁들였는데, 워낙 강한 바람이 불어 언더파 스코어를 써낸 선수가 거의 없어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대회가 열린 핀크스 골프클럽에는 평균 풍속 초속 7m,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11m의 강한 제주 바람이 몰아쳤다.

이 정도 바람이면 묵직한 구질을 구사하는 정상급 여자 프로 선수는 2클럽을 더 잡거나 덜 잡아야 한다.

임희정은 "바람이 정말 심하게 불어서 쉽지 않았다"면서도 "지난 대회 때부터 샷이 살아나고 있어서 느낌대로 플레이했다.

오늘은 파를 쉽게 하고 넘어갔다"고 자신감마저 보였다.

특히 "샷 감이 좋고 퍼트 거리감도 잘 맞아서 어렵게 치른 홀이 거의 없었다.

지난 대회 때 우승 경쟁을 하면서 체력 소모가 심했고 감기 기운이 있어 체력 보충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오늘 수월한 경기 덕분에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고 임희정은 말했다.

그는 지난 대회 준우승은 "사실 샷 감각이 온전히 올라오지 않았는데도 스코어가 잘 나왔다"고 털어놨다.

당시 그는 '임희정이 돌아왔다'는 평가에 "아직 모른다.

지켜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이날 2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지금은 내가 의도한 대로 샷을 할 때 팔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서 샷 감각이 좋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벌써 5년 차인 임희정은 제주 바람에도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다고 밝혔다.

"아직 샷을 바람에 태울 때 확신은 없다.

(강한 옆 바람이 부는) 5번 홀에서 어드레스를 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틀어서 쳤다"는 임희정은 "그래도 재작년과 작년에 플레이했던 경험이 있기에 확실히 바람을 타는 홀을 파악하고 경기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