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올해보다 더 나쁘다?"…실적 전망치 '우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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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하고 수출 회복도 기대에 못미처
배터리주 내년 실적 전망 1개월간 12% 뚝
배터리주 내년 실적 전망 1개월간 12% 뚝

내년 실적 전망치 대폭 하향…목표주가 '뚝뚝'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가 있는 국내 243개 상장종목의 영업이익(금융업 등은 순이익) 추정치는 최근 합계 231조2266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239조5922억원에서 3.5% 낮아진 수치다. 올 4분기 컨센서스 역시 1개월 전 대비 3.7% 줄어든 38조1537억원으로 집계됐다.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배터리 종목의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특히 가파르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및 관련 장비' 11개 종목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 대비 5.6% 떨어진 42조8785억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주 6개 종목은 11조835억원으로 같은 기간 12.3% 주저앉았다.
이 영향으로 증권사의 상장 종목 목표주가 추정치 하향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 이달 23~26일 증권가에서 종목 목표주가를 제시한 리포트는 모두 418개가 나왔는데 이 가운데 154개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상향 조정은 39개에 불과했다. 미국 금리 급등, 잇따른 국제분쟁 등 대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실적 전망치까지 조정을 받자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 실적이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초 증권가의 대체적인 예측이었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올 초부터 지난 여름께까지 증시가 빠르게 반등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 흐름에 비춰봤을 때 내년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내년이 올해보다 더 나쁘다" 전망마저 나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의 실적 조정 폭이 더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만 놓고 보면 대형주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 한달 간 1.0% 하락할 때 중소형주는 8.3% 떨어졌다"고 말했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심리지수 등 경기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하는 등 추세적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4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던 무역수지는 연말에 다시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의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만 내년이 더 좋다는 건 지나치게 희망적인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올라온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수요가 부진하면 반등폭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에 크게 못미치는 1.3~1.4%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성장률도 2%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