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합훈련,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 안 돼"
"중동문제 해결 위한 러 결의안, 미국것보다 균형잡혀"
러, 한미일 '북러 무기거래' 규탄에 "근거 없다" 일축(종합)
러시아 크렘린궁은 26일(현지시간) 한국·미국·일본 3국 외교장관이 북러 무기거래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근거 없고 증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일 공동성명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런(무기거래) 보도가 많은데, 원칙적으로 모두 근거가 없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일축했다.

이어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라며 "러시아는 북한과 모든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무기거래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지난 13일 북한에서 무기를 담은 컨테이너들이 러시아로 이동했다고 발표하는 등 북러 무기거래 정황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 17일에도 "그들은 항상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해당 발표가 '소문'에 불과하다며 관련 논평 자체를 거부했다.

러시아는 지난 22일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한미일 공중 훈련에 대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3국 공중훈련에 주목했다면서 "그런 무력 시위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외교적 해결을 위한 협상 과정 구축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미일이 이 지역에서 군사활동을 늘려가면서 갈등과 긴장이 더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지구 전체에서 세계적인 대치 상황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고 비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중동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국, 러시아가 각각 제출한 결의안 채택이 잇따라 무산된 것과 관련, 페스코프 대변인은 "분쟁 문제에 대한 유엔 결의안은 러시아 버전이 미국 버전보다 더 균형 잡혔다"고 평했다.

그는 "균형 잡힌 결의안은 두 나라에 모두 적합한 결의안으로, 모두가 휴전을 요구해야 하고, 한쪽의 행동만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가장 균형 잡힌 결의안을 찾기 위해 공동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친 모든 어린이를 가자지구에서 최대한 빨리 구출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중동 지역에 F-16 비행대대를 추가 배치한 것이 러시아를 도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은 우리가 매우 면밀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며 아직 도발은 없지만 군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신임 하원 의장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마이크 존슨 의원이 선출된 것과 친러시아 정권이 들어선 슬로바키아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 선언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