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국회가 국회법이 정하는 절차를 준수해 법률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면 헌법적 원칙이 현저히 훼손됐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회 이외의 기관이 그 판단에 개입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함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는 국회법 절차를 준수해 이뤄졌고 그 정당성이 본회의 내에서의 표결 절차를 통해 인정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월21일 국회 과방위에서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직회부 요구안을 사실상 단독 의결했다.
5월에는 국회 환노위에서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의 직회부 요구안을 단독 의결했다.
이 요구안들은 본회의에서 각각 무기명 투표를 거쳐 정식으로 본회의에 부의됐다.
국회법 86조는 법안이 법사위에 '이유 없이' 계류된 지 60일 이상 지나면 소관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개정안이 헌법과 법률 체계에 맞는지 정상적으로 심사하고 있었으므로 계류할 사유가 있었는데도 민주당이 부의를 강행해 법안 심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재판의 쟁점은 법사위가 국회법 86조 규정대로 '이유 없이' 심사를 지연했는지였다.
헌재는 방송3법 개정안의 경우 "법사위 회의록 내용에 의하면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권한을 벗어나는 내용에 대한 정책적 심사를 하면서 60일의 심사 기간을 도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법 86조3항의 '이유 없이'를 실체적으로 판단하더라도 법사위의 심사 지연에는 여전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서는 한발 더 나아가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절차를 반복하면서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각 상임위원장의 직회부 요구 행위가 법사위원들의 권한을 침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재판관 사이에 의견이 다소 갈렸다.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방송3법과 관련해서는 "과방위가 법률안에 대해 충실하게 심사했다고 보기 어려워 법사위 단계에서 법률안의 위헌성이나 체계 정합성에 대한 심사를 계속했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과방위원장이 국회법 86조3항의 절차를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노란봉투법을 심사한 환노위의 경우 공청회와 소위 심사 등 쟁점을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 만큼 법사위의 심사가 60일을 넘길 합당한 이유가 없었으나, 방송3법의 경우 그렇지 않아 법사위에서 장기간 심사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다.
다만 이들 역시 "'과방위원장이 ('이유 없이'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전제로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로 나아간 데에는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으므로 침해의 사유가 헌법적으로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행위를 무효로 돌릴 필요는 없다고 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이 두 법률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의 건'을 가결 선포한 행위도 무효로 해달라고 청구했으나 헌재는 이 역시 법률을 어긴 하자가 없다며 기각했다.
법무법인 화우의 권동주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가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KIPLA)회장으로 선출됐다.KIPLA는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2025 정기총회'를 열고 권 변호사를 임기 2년의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 2015년 설립된 KIPLA는 국내·외 지적재산권(IP) 변호사 1000명이 활동 중인 단체다.권 회장은 대전 보문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6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해 인천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대법원 지식재산권 전담조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대등재판부 등 18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2018년 퇴직한 이후 화우의 IP그룹장과 바이오헬스센터장을 맡고 있다.권 회장은 특허법원 재직 당시 위장관 기질 종양 치료(GIST) 용도의 글리벡에 대한 특허침해소송 등을 맡았다. 화우에서는 △메디톡스의 6개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 정지 사건 △한미약품과 노파르티스 아게의 엔트레스토정 관련 특허무효 사건 등에서 승소했다.권 회장은 "KIPLA는 법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IP 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힘쓰고, 회원의 권익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협회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무료 항공권 제공' 등에 현혹돼 금을 단순 운반만 해도 밀수죄로 처벌받는다."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상승하면서 차익을 노린 금괴 밀수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관세청은 금 밀수 차단을 위한 집중 단속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관세청에 따르면 금괴 밀수입 적발액은 2023년 2억원에서 지난해 7억원으로 늘었다. 작년 2000만원 수준에 그쳤던 금괴 밀반송 적발은 올해 1월 74억원으로 급증했다. 금괴 밀수입은 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았던 2017~2021년 증가한 뒤 감소했지만, 최근 국내 시세가 상승하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관세청은 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를 웃도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으로 밀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고환율과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금 시세는 국제 시세 대비 1kg당 1400만∼2700만원 높게 형성되고 있다.국내 직접 밀수는 외국 여행자가 직접 밀반입하거나 특송·우편 등을 이용해 팔찌·목걸이 등으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홍콩·대만으로부터 1kg 금괴와 0.3∼0.5kg 단위로 쪼갠 금 총 24개를 백팩 바닥과 바지 안쪽, 캐리어 바퀴 속 등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여행자 6명이 검거됐다.지난 1월에는 찰흙 형태로 가공한 74억원 상당의 금괴를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밀반출한 조직이 붙잡혔다.관세청은 금 밀수 차단을 위해 우범 여행자와 화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청은 '무료항공권 제공' 등을 미끼로 금 밀수에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며 금을 단순 운반하는 경우에도 밀수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
5일 오전 인천 서구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최근 빌라 화재로 숨진 A양(12)의 빈소가 차려졌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빈소에는 A양 부모를 비롯한 유족, 지인, 공무원 등 10여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영정 사진에는 수의사를 꿈꾸던 A양이 반려 고양이를 꼭 안은 채로 웃는 모습이 담겨 많은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A양 어머니는 "아이가 다른 세상에서 수의사라는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면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이날 A양의 초등학교 친구인 B양(12)이 언니와 함께 울면서 빈소를 찾았다. 보도에 따르면 B양 언니는 "A양은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 집에도 많이 놀러 왔다"며 "외롭지 않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A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3분께 인천시 서구 심곡동 집에 혼자 있던 중 발생한 불로 중상을 입었다. 유족은 화재 발생 닷새 만인 지난 3일 A양이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자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양 시신을 부검한 뒤 "일산화탄소 중독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화재 당일 A양은 방학이어서 집에 혼자 있었다. 당시 A양 어머니는 식당에 출근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으려고 병원에 가고 없었다. A양 가정은 지난해 5차례에 걸쳐 정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위기 징후가 포착됐으나 소득 기준을 넘은 탓에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