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후 중국서 사업하다 포섭돼…기밀자료 넘긴 군인부부도 징역형
중국 위해 스파이 모집하다니…대만법원, 퇴역 대령에 20년형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법원이 중국을 위한 '스파이 모집책'으로 오랫동안 몰래 활동한 퇴역 장교에게 20년 형을 선고했다.

26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고등법원 가오슝 분원은 전날 국가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류모 전 대만 공군 대령에 대해 1천760만 대만달러(약 7억원) 몰수와 함께 이같이 판결했다.

이어 류씨에게 포섭된 쑨모 퇴역 중령-류모 현역 소령 부부에는 각각 19년6개월 형, 96만9천 대만달러(약 4천만원) 몰수 및 20년6개월 형이 선고됐다.

아울러 궁모 현역 소령은 3년6개월 형, 덩모 현역 소령은 2년 형, 민간인 린모씨는 6개월 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고등검찰에 따르면 류씨는 2013년 공군 대령으로 퇴역한 후 중국에서 사업하던 중 중국 정보관리부서에 포섭됐다.

그 후 대만에 돌아와 지인인 린씨를 통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 이를 통해 중국 자금을 대만으로 들여왔다.

동시에 과거 군 인맥을 동원, 군인 포섭 및 기밀 수집에 나섰다.

특히 류씨는 도박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쑨모 퇴역 중령에게 접근, 기밀 자료를 제공받는 대가로 거액의 보수 제공을 제안했다.

이에 쑨씨는 부인인 류모 소령이 교재·브리핑 자료 준비라는 핑계로 수집한 기밀 문건을 류씨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군형법에 따르면 현역 군인이 군사 기밀을 적에게 넘기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도 처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이날 "군인들은 복무 중 비밀을 유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면서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섬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9대와 중국 군함 9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BZK-005 무인기(드론) 1대, 차이훙(CH)-4 무인기 1대, 수호이(Su)-30 전투기 1대, 윈(Y)-8 기술정찰기 1대 등 4대가 대만해협 중간선과 연장선인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 및 북부 공역에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중국 위해 스파이 모집하다니…대만법원, 퇴역 대령에 20년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