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동아일보 최혁중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동아일보 최혁중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여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년 만에 추도식에 모습을 드러냈고, 윤석열 대통령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지금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일구어 놓으신 철강산업, 발전산업, 조선산업, 석유화학산업, 자동차산업, 반도체산업, 방위산업으로 그간 번영을 누려왔다"며 박 전 대통령을 치하했다.

이어 "취임 후 전 세계 92개국 국가의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습니다만,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 내신 이 압축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내셨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4박 6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현충원을 찾았다. 1980년부터 매년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온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유족을 대표해 추도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아버지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며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셨던 잘사는 나라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호국영령들의 보살핌으로 오늘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식 식순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함께 참배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약 17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과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 의원 등이 자리했고,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