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조코위 장남 부통령 후보 지명…현재 여론조사 1위
여당 간자르 전 중부자바 주지사·아니스 전 자카르타 주지사와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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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임기의 인도네시아 새 대통령을 뽑는 대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6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전날 현 국방부 장관이자 그린드라당 총재인 프라보워 수비안토(72)가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르타(솔로) 시장과 짝을 이뤄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에 등록했다.

이로써 프라보워 후보는 앞서 후보 등록을 마친 간자르 프라노워(54) 전 중부 자바 주지사, 아니스 바스웨단(54) 전 자카르타 주지사와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들어가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하원 의석 기준으로 20%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거나 직전 하원 선거에서 전국 득표율 25% 이상을 확보한 정당이나 연합 정당만이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낼 수 있다.

대선이 4개월도 안 남은 현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프라보워 장관이다.

여론조사 기관 인디케이터 폴리틱이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프라보워 후보의 지지율이 37%로 가장 높았고, 간자르 후보가 35%, 아니스 후보가 22%를 기록했다.

군인 출신인 프라보워 후보는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 통치한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전 사위다.

그는 1990년대 후반 혼란기에 민주화 운동가 납치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

프라보워는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두 번 모두 현 조코위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정적이었던 프라보워를 국방부 장관에 앉혔다.

특히 이번 대선을 앞두고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시장이 부통령 후보로 러닝메이트가 되면서 사실상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상황이다.

2019년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은 임기가 1년도 안 남았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80%에 이를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헌법 규정에 따라 3선 도전은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기브란 시장을 러닝메이트로 세우는 과정에서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가 되려면 연령이 40세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 소원을 받아들여 기브란에게 출마 길을 열어줬다.

이 과정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인 헌재 소장이 사건을 기피하지 않고 참석해 이해충돌 논란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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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후보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간자르 후보다.

그는 현 집권당인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의 후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다니면서 PDI-P에 입당했고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2004년 자카르타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2013년 중부 자바 주지사에 오르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소탈하고 개혁적이며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지지율이 높은 간자르 후보는 올해 초만 해도 프라보워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 5월로 예정됐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앞두고 강성 무슬림 단체들처럼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고, 이 문제로 인도네시아의 유치권이 박탈되자 그의 지지율도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여당 후보임에도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지지율도 정체된 상황이다.

그는 마흐푸드 엠데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을 러닝메이트로 삼았다.

아니스 전 주지사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지지율은 낮지만, 보수 무슬림의 지지를 받고 있어 가장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자 출신인 아니스 후보는 2007년 38세에 파라마디나 대학 총장에 오르며 최연소 인도네시아 대학 총장으로 유명해졌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카르타 주지사를 역임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아니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는 인도네시아 내 최대 이슬람계 정당인 국민계몽당(PKB)의 무하이민 이스칸다르 대표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내년 2월 14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 선거에서 과반 득표와 절반 이상의 주에서 20% 이상 득표를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만을 놓고 내년 6월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결선 투표까지 간다면 2월 대선의 결과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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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