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 발표.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 발표.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북미 신규 라인 생산 확대 등으로 올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증권가에서 집계한 영업익 예상치 6610억원을 10% 이상 웃돈 분기 최대 규모다.

매출은 8조22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늘었다. 순이익도 4205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이번 영업익에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2155억원이 반영됐다. 신규 생산 라인의 선제적 증설과 가동에 따라 공제액 규모가 전 분기 대비 94% 늘었다.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익은 5157억원, 영업이익률은 6.3%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유럽 수요 약세, 일부 고객의 전기차 생산 조정, 상반기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약 6% 줄었다"며 "다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GM 합작법인(JV) 1기 등 북미 신규 라인 생산성 증대, 비용 효율화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와 함께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청사진도 구체화했다.

올 4분기 유럽과 중국 지역의 전기차 수요 둔화,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재료 메탈 가격 하락 등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북미 지역 전기차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부문 성장 등 많은 기회요인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NCMA의 경우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안전성 강화, 신규 소재 적용 등을 통해 성능을 차별화하기로 했다.

80% 중후반 정도였던 니켈 비중을 90% 이상까지 늘려 에너지 밀도를 올리고 설계 최적화, 모듈·팩 쿨링 시스템 개발 등 열 관리 솔루션 강화를 통해 안전성도 높이기로 했다. 또 고용량·고효율 실리콘 음극 소재를 활용해 급속 충전 시간도 15분 이하로 낮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들의 프리미엄 전기차 관련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일본 도요타에 2025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하이니켈 NCMA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NCM을 비롯해 망간 리치(Mn-Rich), LFP 배터리 등 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노력도 가속화한다.

고전압 미드 니켈 NCM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10%가량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 열 안전성 등의 면에서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으로 2025년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수요를 반영해 미국 애리조나 신규 생산공장을 북미 지역 '46-시리즈'(지름이 46mm인 원통형 배터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당초 27GWh 규모로 2170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생산능력도 기존 27GWh에서 36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완공 및 양산 시점은 기존과 동일한 2025년 말이다.

'마더 팩토리'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구축 중인 46-시리즈 파일럿 라인의 경우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중국 난징 공장의 경우 앞으로 2170 배터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