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제니스코리아의 연구실. 실내 주차장을 본뜬 이 공간 천장엔 전기차 충전 시스템 샘플이 설치돼 있다. 태블릿 PC만 한 키오스크로 충전 기능을 선택하자, 천장에서 케이블 한 줄이 동아줄처럼 내려왔다. 이 장비 1대에 달린 케이블은 모두 3개. 다른 차량이 케이블 1개를 쓰고 있었지만, 나머지 케이블로 다른 차의 충전이 가능했다.

천장형 충전기, ‘멀티 충전’도 지원


본지 기자가 제니스코리아 연구실에 마련된 LG유플러스의 천장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본지 기자가 제니스코리아 연구실에 마련된 LG유플러스의 천장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실물을 공개했다. 기존 충전기보다 설치 공간을 아끼고 3대 동시 충전이 가능한 천장형 충전 시스템으로 3년 이내에 시장 ‘톱3’에 들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최근 한화 건설부문과 의기투합해 차세대 전기차 충전 시스템의 시제품 개발을 마쳤다. 내년 준공하는 한화건설 아파트 단지가 첫 적용 대상이다. 이 시스템의 충전용 케이블은 천장에 달린 장치에 숨어 있다. 이용자가 키오스크로 모터를 조작하면 케이블이 내려온다. 충전을 마친 뒤엔 키오스크 터치 몇 번으로 충전 케이블을 집어넣을 수 있다.

양사는 이 충전 시스템이 기존 시장의 판도를 흔들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가지 장점이 뚜렷해서다. 우선 천장에 장비를 설치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높다. 기존 충전기는 벽면에 설치돼 주차 공간을 침범했다. 새 충전기는 케이블이 바닥을 어지럽힐 우려가 없어 안전사고 우려가 낮고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 충전 정도는 LG유플러스의 충전 플랫폼 앱인 ‘볼트업’에 표시된다.

3대 동시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처음 꽂힌 케이블은 7㎾, 나머지 두 케이블은 3㎾ 용량으로 충전한다. 두 충전 용량 모두 일반 완속 충전기에 쓰이는 수준이다. 박범규 LG유플러스 EV인프라사업팀 팀장은 “첫 차량의 충전이 완료되면 다음 차량의 충전 용량이 7㎾로 바뀐다”며 “제한된 충전기를 선점하기 위해 주민들끼리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충전기 최소 5만 대 보급”


LGU+ 승부수…"전기차 3대 동시 충전"
LG유플러스와 한화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든 것은 뚜렷한 강자가 없어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 설치된 충전기는 지난달 기준 약 25만 대에 불과하지만, 이 시장에 뛰어든 업체는 100곳이 넘는다. 설치비의 50%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노려 공급 확대에 집중하는 업체가 많다 보니 충전기 관리가 뒷전인 경우도 잦다. 환경부가 올해 초 충전기 민원을 받는 불편민원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한 배경이다.

LG유플러스는 양질의 충전 시스템을 공급하기 위해 충전기 제조사인 제니스코리아, 설계사인 집풀엔지니어링과 손잡았다. 2026년 안에 이 시장에서 점유율 3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박 팀장은 “전기차 충전기 5만 대를 빠르게 시장에 공급하는 게 1차 목표”라며 “향후 통신 상품과 연계한 충전 상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