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담당 부장관 "테러 선동, 경찰 총력 대응해야"…지하철 기관사도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 유도
[이·팔 전쟁] 런던서 10만명 친팔레스타인 시위…'지하드' 구호 논란
영국 런던 도심에서 벌어진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지하드'(이슬람 성전) 구호가 나온 것을 두고 정부 각료가 테러 선동이라며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오후 런던에서 개최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한 남성이 '지하드'를 외치는 영상이 퍼졌다.

한 이슬람 단체 지지자 300여명이 이집트와 튀르키예 대사관 밖에서 팔레스타인 지원을 요구했는데, 이 남성은 '팔레스타인이라는 강제 수용소에서 사람들을 해방할 방법이 뭐냐'라는 연설자의 질문에 '지하드'를 외쳤다.

경찰은 위법 행위는 없지만 경찰관들이 구호를 막고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에 로버트 젠릭 내무부 이민 담당 부장관은 22일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런던 거리에서 '지하드'를 외치는 것은 반드시 비난받을 일"이라며 "이는 테러 폭력을 선동하는 것으로, 법의 힘을 총동원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젠릭 부장관은 "이 상황이 시작된 이래 테러법에 따라 체포된 사람들이 있다"며 "영국 유대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임스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내무부가 구호와 관련해서 경찰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시위 참가자로 꽉 찬 지하철에서 기관사가 방송을 통해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며 구호를 유도하는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런던 교통경찰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 스컬리 런던 담당 부장관은 "런던에선 유대인과 이슬람교도가 평화롭게 함께 지내고 있다"며 "긴장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팔레스타인을 위한 행진'의 규모는 총 10만명으로 경찰 추산 참가자가 한 주 전보다 세 배로 늘었다.

이들은 간간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하이드파크에서 총리실까지 행진했고, 피커딜리 서커스와 트래펄가 광장 등에 모여서 구호를 외쳤다.

유모차를 끌거나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들도 많았다.

경찰은 일부가 공공 기물을 파손할 계획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찰 1천명을 배치했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경찰은 폭죽을 터뜨리거나 공공질서를 위반하고 구급대원을 폭행한 혐의로 10명이 체포됐고, 시위대와 충돌 과정에 경찰관 5명이 가볍게 다쳤다고 말했다.

지난주 경찰은 하마스 기습 공격 후 유대인을 향한 증오 범죄가 작년 동기 대비 1천3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