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분기 실적 시즌 개막과 동시에 증시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등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선 철저하게 미래 실적에 기반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LG전자·현대차, 11곳 실적 상향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한 달간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가장 많이 상향된 종목은 LG전자와 현대차였다. 각각 11개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올렸다. 실적 전망치가 두 번째로 많이 상향된 종목은 기아로 조사됐다. 10개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쓰오일, 하이브 등 세 곳은 9개 증권사가 전망치를 상향했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해당 기업이 발행한 주식 수로 나눈 지표로 주당 이익 창출력을 보여준다. 증권사들이 기업의 EPS 전망치를 상향하는 것은 앞으로 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리라고 보는 것이다. EPS 전망치는 높아지는데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이 있다면 일시적 수급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한 펀드매니저는 “요즘처럼 증시 여건이 악화할 때는 이익 추정치가 의미 있게 개선되는 종목을 찾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11곳 찍었다…"LG전자·현대차 이익 늘 것"

삼바 목표주가, 시세보다 45% 높아

EPS가 상향되는 요인은 복합적인데, 그중에서도 핵심은 업황 개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올 들어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잇달아 맺으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4공장 가동률이 예상보다 높아지자 건설 중인 5공장 가동 시점을 2025년 4월로 5개월가량 앞당겼을 정도다.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102만8421원으로 현재 주가(70만6000원) 대비 45.67% 높다.

정유업체 에쓰오일은 고유가 수혜주로 거론된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올해 3분기에만 1980억원의 재고평가 이익이 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8월 말 7815원이던 EPS 전망치가 이달 19일 기준 1만160원으로 3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하이브의 EPS 추정치도 6214원에서 6819원으로 10% 가까이 높아졌다. 하이브는 EPS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 작년 12월 말(4602원)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48%에 달한다. 올 4분기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 등 주요 소속 가수들이 컴백하는 것이 호재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성장세가 정점을 찍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판매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EPS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다. 현대차, 기아와 같은 수출업체는 거래 대부분을 달러로 하고 있어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혜도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당기순이익이 12조1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기아 순이익은 9조3623억원으로 7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