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업종별 실제 근로시간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과의 격차가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을 더 이상 장시간 근로 국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9일 ‘업종별 근로시간 현황 및 추이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취업자 업종별 근로시간은 OECD와 격차가 크지 않으며 19개 업종 중 7개는 오히려 OECD 평균보다 짧다”고 발표했다. 7개 업종은 농림어업, 전기·가스·증기업, 건설업, 금융·보험업, 공공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사회복지업이다. 업종별 최대 7.1시간에서 최소 0.4시간까지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 국가의 근로시간이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지는 동안 한국은 빠르게 단축된 덕분이다. 2001년과 작년 수치를 비교할 수 있는 9개 업종을 분석했을 때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OECD가 1.4시간 감소하는 동안 한국은 11.1시간 줄었다. 보건·사회복지업(16.8시간), 숙박·음식점업(16.1시간), 도·소매업(13.3시간), 공공서비스업(11.5시간), 건설업(10.6시간) 순으로 근로시간 감소 폭이 컸다. 국내 취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제조업은 9.8시간 감소했다.

취업자 중 임금 근로자 비중이 80% 이상인 9개 업종만 비교하면 OECD 평균과 한국의 주당 근로시간이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이들 업종의 근로시간은 한국이 36.65시간으로 OECD 평균(36.74시간)과의 격차가 미미했다. 다만 나머지 7개 업종은 한국(39.31시간)이 OECD 평균(36.67시간)보다 2.64시간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국은 장시간 근로 국가라는 선입견 탓에 일률적으로 근로시간 규제를 강화해왔다는 게 경총의 지적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이제는 생산성 제고를 통한 경제 성장을 위해 노동시장 특성을 반영한 근로시간 유연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