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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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제3회 일대일로(육로·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 포럼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갖고 국제 현안에 대해 공조를 모색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의 흐름에 순응하기를 바란다"며 "강대국의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의 정치적 상호 신뢰는 끊임없이 깊어져 왔고, 전략적 협력은 긴밀하고 효과적이었다"면서 "양국 간 무역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함께 목표했던 2000억달러(약 270조원)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푸틴을 '나의 오랜 친구'라고 칭하고,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3회 연속 참가해준 것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 부르며 우의를 과시했다. 그는 "현재의 어려운 조건에서 우리가 하는 긴밀한 외교 정책 협조는 특히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해외여행에 제한이 생겼지만,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에도 이날 중국을 찾았다. 일대일로 포럼을 활용해 다른 정상들과 만나 외교전을 펼치려는 모습이다.

중·러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촉발된 최근 '신냉전' 국제정세 속에서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이번 회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정세는 물론 전날 미국이 발표한 대중국 추가 반도체 수출 통제 등 현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은 끊임없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일방적인 괴롭힘('집단 따돌림'의 의미도 있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시 주석은 일대일로 포럼 개막식에서 미국 등 서방을 의식한 듯 "다른 사람의 발전을 위협으로 보고, 경제적 상호 의존을 리스크로 보면 자신의 삶을 개선하거나 더 빨리 발전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고,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포럼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몇 명 참석했음에도 중동 위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평화를 호소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