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걱세 "심화수학은 결국 상위권 필수과목…고교학점제 취지 퇴색 우려"
"수능 '심화수학' 도입하면 초교 때부터 사교육 과열될 것"
교육부가 올해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되는 입시제도에서 '심화수학'을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으로 신설한다면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이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우려를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수능 과목 선택의 유불리 현상을 해소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통합형 과목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적분Ⅱ와 기하를 포함한 '심화수학'을 절대평가 방식의 선택과목으로 두는 안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사걱세는 "많은 전문가는 인기 있는 이공계열이나 의학계열, 상위권 대학에서 심화수학을 필수과목으로 반영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며 "(이 경우) 상위권 학생에게는 심화수학이 필수과목처럼 여겨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20년까지 수능 수학시험 범위가 과다해 선행 사교육이 성행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과목인 기하를 가르치는 학원도 있었다"며 "심화수학 수능 편성은 이런 악몽을 되살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능 수학이 현재 수학Ⅰ, 수학Ⅱ 2개와 미적분·기하·확률과 통계 중 택1로 총 3개 과목인데, 심화수학이 편성되면 5과목(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 미적분Ⅱ, 기하)을 공부해야 해 부담이 가중된다는 얘기다.

5과목을 고2∼고3 1학기 등 총 3학기에 들어야 하는데, 이는 교과 편성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사걱세는 "심화수학은 상위권 학생에게는 필수과목처럼 여겨지게 되므로 학교에서는 심화수학 과목을 필수로 개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진로선택의 나머지 과목(경제 수학, 인공지능 수학, 직무 수학)이나 융합선택 과목(수학과 문화, 실용 통계, 수학과제 탐구) 개설은 어렵게 돼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가 퇴색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