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에 둥지를 튼 X빌딩은 겉만 봐서는 메타의 건물인지 알기 어렵다. 이곳에는 ‘리얼리티랩’으로 불리는 메타 XR(확장현실) 사업부가 입주해 있다. 메타의 실리콘밸리 본사보다 많은 약 2000명의 연구원이 상주한다. 올여름 문을 연 X빌딩의 메타 연구원들이 세상에 내놓으려는 ‘게임 체인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XR 기기다.

메타는 AI 엔지니어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불린다. 리얼리티랩 연구원 사이에서 “거대언어모델(LLM)로 대동단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생성형 AI 열풍이 하향곡선을 그리던 메타버스(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포함한 XR산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플랫폼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서 열린 연례행사 ‘메타 커넥트 2023’에서 “LLM의 등장으로 개발자가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미지와 코드를 생성함으로써 폭넓고 다양한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XR 기기 개발 경쟁이 한창인 빅테크들은 아바타를 통한 메타버스를 넘어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증강현실(AR)을 모두 결합한 XR로 직행하고 있다. XR 기기 사용자가 명령어를 말하면 각종 동영상과 이미지, 텍스트가 눈앞에 펼쳐지는 방식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세상이 빠르게 현실화한다는 얘기다.

시애틀=신정은 기자/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