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설사에 3년 전 입사해 서울 본사에 근무하던 직원 A씨는 최근 정기 인사에서 충남 천안 현장으로 발령받았다. 업종 특성상 다른 직원 16명도 지방 현장으로 발령 났지만 A씨만 유독 “동의 없는 발령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출근을 거부했다. 회사는 법에 따라 현장 발령을 보류하고 A씨를 무단결근을 사유로 해고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고는 과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회사는 A씨에 대해 감봉 조치만 하고 다른 직원을 현장에 보내야 했다. 5년 새 181% 급증… ‘묻지마 신고’도 기승사내 갈등을 대화나 중재로 풀기보다 법전부터 들이밀고 보는 ‘법률 분쟁 과잉 시대’가 도래했다. 6일 고용노동부가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1만6373건에 달했다. 2020년 5823건과 비교하면 불과 5년 새 181% 급증했다. 하루 평균 45건꼴로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2019년 7월 제도 시행 이후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문제는 이 같은 법률 분쟁 증가가 반드시 건강한 권리 의식 성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신고 사례 중 처벌이나 조치로 이어지는 비중은 극히 낮다. 지난해 처리 완료된 1만5655건 중 기소된 사건은 101건(0.6%)뿐이었다. 과태료 부과(231건)를 합쳐도 유의미한 처벌 비율은 2.1%에 불과하다.‘법 위반 없음’으로 종결된 사건은 5077건으로 전년(4758건)보다 늘었다. 신고자가 스스로 취하한 건수(1592건)까지 고려하면 일단 신고하고 보는 ‘묻지마 진정’이 행정력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조상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출근한 지 사흘 내내 지각을 일삼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근무 태도가 불성실한 알바생을 구두로 해고했다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알바생이 “해고 통지를 서면으로 하지 않았다”며 부당해고 소송을 내면서다. 분쟁이 1년 넘게 길어진 데다 “일하지 않은 기간의 임금까지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나 A씨는 무려 4900만원을 배상하게 될 판이다. 재판 과정에서 알바생이 면접 때부터 녹음을 한 사실이 밝혀져 ‘기획 소송’이 의심됐지만 결과는 같았다. A씨는 “사흘 일한 직원에게 4900만원을 주는 게 공정이냐”며 울분을 토했다.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일터가 ‘법전’과 ‘녹음기’가 지배하는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8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가 접수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2020년 1만5384건에서 지난해 2만3925건으로 5년 만에 약 55.5%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법적 분쟁도 증가세다. 5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근로기준법 위반 신고는 2024년 총 3152건으로 2019년(1142건)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8배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400건을 돌파했다.노동 분쟁이 급증한 배경에는 근로자의 높아진 ‘권리 의식’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노무 상담 플랫폼 등을 통해 노동법 정보와 사례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한 공인노무사는 “사장님 갑질이 문제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근로계약서 미작성, 해고 예고 의무 위반 등 소상공인이 쉽게 실수할 수 있는 기초적인 노동법 위반을 파고들어 합의금을 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부당해고 구제신청이 ‘
서울의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올초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법이 시행된 상황에서 서울권 최대 공공 소각시설인 강남자원회수시설과 양천자원회수시설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대정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매립 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소각 작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서울 쓰레기 발생 물량의 절반가량이 갈 곳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개 구 쓰레기 처리 차질 우려8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자원회수시설은 5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 60일간 대정비에 들어간다. 쓰레기 반입도 6월 4일부터 7월 5일까지 중단된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법 시행 이후 서울시에서 처음 시행되는 대형 소각시설 정비다. 서울 시내 공공 자원회수시설 4곳(강남·노원·마포·양천)의 하루 쓰레기 처리용량은 총 2850t으로, 이 중 강남이 가장 많은 900t을 처리한다. 처리용량 400t인 양천도 대정비로 4월 15일부터 5월 21일까지 쓰레기 반입이 중단된다. 강남과 양천의 처리용량을 합치면 전체 용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45.6% 규모다.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법은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예전처럼 매립지에 바로 묻지 않고 소각이나 재활용을 거친 뒤에만 매립하도록 한 제도다. 매립지 수명을 늘리고 침출수와 악취 등 환경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지만 충분한 소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가 먼저 시행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더 큰 문제는 서울권 공공 자원회수시설이 평균 26년가량 가동된 노후 시설이어서 처리 효율이 떨어지고 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양천자원회수시설은 1996년 가동을 시작해 올해 30년째고 노원은 29년, 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