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LG화학 등 ‘K양극재’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주춤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양극재의 주원료인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전기차 수요 감소로 양극재 판매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다.

주춤한 전기차…K양극재 실적부진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양극재사업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3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 양극재사업부도 2분기 932억원 영업이익에서 3분기 163억원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추산된다. 엘앤에프는 3분기 45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전 분기 대비로는 증가한 수치지만 전년 동기(987억원)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영업이익은 855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4.1%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818억원)보다도 소폭 늘었다.

포스코퓨처엠이 선방한 건 원자재값 급락과 관련 있다. 국내 기업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용 양극재의 핵심 원자재인 수산화리튬 가격은 최근 3개월 새 30% 가까이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소재업체는 1~2개월 전 원자재를 매입한 뒤 소재를 제조해 배터리업체에 납품한다. 과거 비싼 가격에 사들인 리튬을 투입하는 시기에 양극재 판매 가격이 떨어지면 실적이 악화하는 구조다.

국내 양극재업체의 ‘사급’(고객사 등 납품처가 리튬을 공급해주는 형태) 비중은 현재 평균 70~80%로 높은 편이어서 원자재 가격 급등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원료 조달의 경쟁력을 갖춰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북미 합작공장에 납품하는 등 판매량 증가도 3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