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서 3%대 주담대 사라져…대출금리 더 오를 듯
작년 수신 경쟁 후폭풍…정기예금 최고금리 9개월 만에 4%대로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 4조7천억원…"4분기도 발행 늘린다"
올해 말 연 5%대 정기예금 만기 도래를 앞두고 은행권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채 발행 한도를 풀어주기로 하면서, 은행채는 올해 4분기에도 순발행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요국 통화 긴축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예금·대출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채 두 달째 순발행…4분기 만기 도래 은행채 46조원
3일 금융권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는 약 4조7천억원 규모로 순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순발행은 채권 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보다 많은 상태로,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뜻이다.

은행채는 지난해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5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3조7천794억원 순발행으로 돌아선 이후, 9월에는 순발행 규모가 더 확대됐다.

은행채는 올해 4분기에도 순발행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4분기(10∼12월)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는 46조2천902억원 정도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경우 12조4천100억원 만기 예정인데, 대부분 만기도래 분에 대해 차환 발행을 하거나 차환 범위 이상으로 순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말 연 5%대 금리로 신규 취급된 1년 정기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차환은 물론이고, 은행채 발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고금리로 유치했던 정기예금들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일단 차환 범위에서 은행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자금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 상황을 보며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은행 가계·기업 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유동성 규제 정상화 등도 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4분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 조치를 폐지하기로 했다.

은행채 발행 한도를 터주지 않을 경우 지난해처럼 과도한 수신 유치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고금리로 수신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은행채를 발행하는 게 자금 조달 비용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일 수 있다.

┌───────────────────────────────┐
│ 은행채 순발행 추이(단위 : 억원) │
│※ 연합인포맥스 자료. 2023년 10월은 4일 DGB대구은행(1천200억원│
│ )·부산은행(1천900억원) 발행분 반영. │
├───────┬───────┬───────┬───────┤
│일자 │발행 │만기 │순발행 │
├───────┼───────┼───────┼───────┤
│2023년 12월 │ │ 139,391│ │
├───────┼───────┼───────┼───────┤
│2023년 11월 │ │ 166,803│ │
├───────┼───────┼───────┼───────┤
│2023년 10월 │ │ 156,707│ │
├───────┼───────┼───────┼───────┤
│2023년 9월 │ 247,300│ 200,300│ 47,000│
├───────┼───────┼───────┼───────┤
│2023년 8월 │ 209,800│ 172,006│ 37,794│
├───────┼───────┼───────┼───────┤
│2023년 7월 │ 186,700│ 232,911│ -46,211│
├───────┼───────┼───────┼───────┤
│2023년 6월 │ 197,200│ 210,700│ -13,500│
├───────┼───────┼───────┼───────┤
│2023년 5월 │ 247,600│ 235,705│ 11,895│
├───────┼───────┼───────┼───────┤
│2023년 4월 │ 142,800│ 189,200│ -46,400│
├───────┼───────┼───────┼───────┤
│2023년 3월 │ 100,600│ 173,700│ -73,100│
├───────┼───────┼───────┼───────┤
│2023년 2월 │ 121,100│ 166,000│ -44,900│
├───────┼───────┼───────┼───────┤
│2023년 1월 │ 99,100│ 143,900│ -44,800│
├───────┼───────┼───────┼───────┤
│2022년 12월 │ 140,200│ 166,000│ -25,800│
├───────┼───────┼───────┼───────┤
│2022년 11월 │ 147,400│ 179,500│ -32,100│
├───────┼───────┼───────┼───────┤
│2022년 10월 │ 205,300│ 202,400│ 2,900│
└───────┴───────┴───────┴───────┘
◇ 은행채 금리 상승에 대출금리 계속 올라…정기예금 최고금리 4%대로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통화 긴축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 증가는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 금리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이미 4%대로 올라섰으며, 상단 역시 7%를 넘어선 상황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2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00∼6.471% 수준이다.

8월 말(연 3.830∼6.250%)과 비교해 상단이 0.221%포인트(p), 하단이 0.170%p 높아졌다.

이는 혼합형 상품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187%p 오른 영향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40∼7.123%로, 8월 말(연 4.300∼6.969%)보다 상단이 0.154%p 올랐지만, 하단이 0.060%p 내렸다.

변동금리 하단이 내린 것은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 금리가 0.030%p(3.690→3.660%) 낮아졌기 때문이고, 상단의 상승은 시장금리 변동분을 반영한 일부 은행의 조정 영향이다.

코픽스는 전월 중 은행의 조달 비용을 반영해 은행연합회가 고시하는 금리로, 시장 금리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이에 따라 코픽스 금리 역시 이달부터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은행 예금 금리도 오르는 추세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이 지난주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를 모두 4%대로 올렸다.

은행들은 지난해 최고 연 5%대 금리로 끌어모았던 정기예금 고객을 재유치하려면 예금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4.05%),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4.0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4.03%)의 최고금리가 4%를 넘어섰다.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3.95%),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3.90%) 등의 최고금리도 4%에 육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4%대를 넘어선 것은 약 9개월만"이라며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고금리 영향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하고, 당분간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시중은행 대출 금리·채권 금리 추이 │
│ ※ KB·신한·하나·우리은행, 은행연합회, 채권정보센터 자료 취합 │
├───────┬─────────┬────────┬──────────┤
│ │2023년 8월 말 │2023년 9월 27일 │하단, 상단 변동 폭 │
├───────┼─────────┼────────┼──────────┤
│주택담보대출 │연 4.300∼6.969% │연 4.240∼7.123%│-0.060%p, +0.154%p │
│변동금리(신규 │ │ │ │
│코픽스 기준) │ │ │ │
├───────┼─────────┼────────┼──────────┤
│주택담보대출 │연 3.830∼6.250% │연 4.000∼6.471%│+0.170%p, +0.221%p │
│혼합형금리(은 │ │ │ │
│행채 5년물 기 │ │ │ │
│준) │ │ │ │
├───────┼─────────┼────────┼──────────┤
│신용대출 금리(│연 4.420∼6.420% │연 4.570∼6.570%│+0.150%p, +0.150%p │
│1등급·1년) │ │ │ │
├───────┼─────────┼────────┼──────────┤
│코픽스(신규취 │3.690% │3.660% │-0.030%p │
│급액 기준) │ │ │ │
├───────┼─────────┼────────┼──────────┤
│은행채 5년물(A│4.301% │4.488% │+0.187%p │
│AA·무보증) │ │ │ │
├───────┼─────────┼────────┼──────────┤
│은행채 1년물(A│3.901% │4.056% │+0.155%p │
│AA·무보증) │ │ │ │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