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박정민·블랙핑크 지수 출연…'거미집'은 정우성
'달짝지근해'엔 이한 감독 전작 배우 여러 명 깜짝 등장
주연보다 더 눈길 가네…극장가 '특급 카메오' 열전
최근 극장가에서 주연 배우보다 더 눈길이 가는 '특급 카메오' 열전이 벌어지고 있다.

좀처럼 스크린에서 보기 어려운 K팝 슈퍼스타부터 관객을 압도하는 신스틸러까지 다양한 배우들이 특별출연 형태로 영화에 등장한다.

최근 개봉한 김성식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에는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그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도움을 구하기 위해 찾아간 '선녀무당'이 모시는 신(神) 선녀를 연기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지는 외모 덕에 단숨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포털 사이트의 '천박사' 연관 검색어에 지수가 올라오고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관련 게시글이 쏟아졌다.

영화계 대표적인 신스틸러로 통하는 박정민은 선녀무당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짧게 등장하는 코믹 캐릭터이지만, 천박사가 쫓는 악귀 범천(허준호)의 존재를 밝히는 중요한 역할이다.

박정민은 김 감독이 조연출로 참여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헤어질 결심'(2022)에 출연한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이 조연출 시절 맡은 또 다른 작품 '기생충'(2019) 출연자인 이정은과 박명훈도 '천박사' 카메오로 나왔다.

'기생충' 때와는 달리 대궐 같은 집의 주인인 부자 부부라는 설정이 이목을 끌었다.

주연보다 더 눈길 가네…극장가 '특급 카메오' 열전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에도 주연으로 손색없는 배우인 정우성이 특별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걸작을 만들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1970년대 영화감독 김열(송강호)의 스승인 신 감독을 연기했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신성필림'을 손꼽히는 영화사로 키운 당대 최고의 천재 영화감독 역할이다.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 촬영 중이었지만 차로 몇 시간 거리의 촬영장을 오가며 이틀간 '거미집'을 찍었다고 한다.

주연인 송강호는 최근 인터뷰에서 "정성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동료 배우로서 지켜보는데도 참 감동적이고 찡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정우성이 신 감독 연기를 하면서 광기가 튀어나와 깜짝 놀랐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는 극찬도 곁들였다.

정우성은 앞서 송강호와 함께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 출연해 나란히 칸국제영화제까지 간 경험이 있다.

그는 이한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달짝지근해: 7510'에도 카메오인 땅꾼 역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이 감독과 '증인'(2019)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 영화에는 정우성뿐 아니라 이 감독 전작에 나왔던 배우 여러 명이 특별출연했다.

'오빠생각'(2016) 주연 임시완과 고아성은 '달짝지근해' 남녀 주인공인 치호(유해진)와 일영(김혜선)을 얼떨결에 화해시키는 어린 커플로 분했다.

'증인'에 나온 염혜란은 사랑에 빠진 치호를 상담해주는 약사를 연기해 작품에 따뜻함을 더했다.

주연보다 더 눈길 가네…극장가 '특급 카메오' 열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