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중도금대출을 줄이자 저축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 중도금대출 규모(비주택 제외)는 지난 6월 말 기준 2조1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1조9389억원)보다 11.3% 증가한 수치다. 중도금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18곳에서 19곳으로 늘었다. 대출금리는 저축은행별로 연 5~15% 수준이었다.

저축은행의 중도금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시중은행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심사 단계에서 높은 분양률(70~80%)을 요구하면서 분양률이 낮은 사업장이 시중은행에서 중도금대출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건설사와 시행사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더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저축은행에서 중도금대출을 실행했다는 분석이다.

여신 감소세가 지속되는 점도 저축은행이 중도금대출을 적극 취급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저축은행 여신(월말 잔액)은 108조9848억원으로 지난해 말(115조283억원)보다 5.3%(6조435억원) 줄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수도권 아파트 중심으로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오피스텔이나 중소형 사업장을 주로 취급한다”며 “중도금대출은 담보 물건이 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에 저축은행들이 중도금대출 쪽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