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경 55kg급 금메달…시상자 김일국 체육상에 메달 건네기도
[아시안게임] 北역도, 연속 세계신에 자신감 분출 "조선의 전통은 승리"
30일 저녁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55kg급 경기가 열린 항저우의 샤오산 스포츠센터.
이날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북한의 강현경은 경기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런 기록을 예상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기자는 조선의 전통이 무엇인지 아는가"라고 되물었다.

잠시 기자회견장에 정적이 흘렀고, 강현경은 이어 "전승 세대가 물려준 조선의 전통은 승리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시 머뭇거리며 표현을 고르더니 "우리 조선팀은 언제나,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승리만을 위해…(노력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역도 종목 첫날인 이날 리성금이 여자 49㎏급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승리를 거머쥔 데 이어 강현경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5kg급에서는 함께 출전한 리수연이 은메달을 땄다.

그동안 북한 선수들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내 인터뷰에서 보여준 소극적인 태도와 비교하면 강현경의 이러한 모습이 한층 도드라졌다.

이날 북한 역도가 오랜만의 국제경기에도 놀라운 성과를 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수연은 "이 영예를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동무들에게 보내고 싶다"면서 "비록 이번에는 1등을 못 했지만, 훈련을 더 잘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역도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로 2019년 파타야 세계선수권 이후 국제대회에서 모습을 감추면서 기량에 물음표가 붙었던 상황에서 변함 없는 정상급 역량을 증명한 것이다.

이날 관련 협회 '국제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회견에서 북한팀의 역량과 관련한 질문에 "지난 4년간 코로나로 비록 국제대회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경기 참가 계기가 생기면 여태까지 달성 못 한 메달을 더 많이 따내기 위해 노력해 오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은 메달 시상자로도 나섰다.

강현경은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김일국에게 금메달을 '선물'하려는 듯한 몸짓을 하자 김일국이 이를 사양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