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재판부 "부양해야 할 가족 있지만 엄벌 불가피"
승진 위한 실적 만들려고 허위자백 받은 경찰…2심도 실형
승진하기 위한 수사 실적을 만들려고 허위 자백을 받아내고 수사 정보까지 몰래 유출한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김석범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A(51) 경위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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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위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마약 수사를 하다가 허위 자백을 받아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경감으로 승진하기 위한 수사 실적을 올리려고, 또 다른 마약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받던 B씨를 회유했다.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마약 사건에서 중형을 선고받지 않을까 우려한 B씨는 A 경위 말대로 "필로폰을 추가로 투약했다"며 허위 자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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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가로 A 경위는 양형 참고 자료에 "B씨는 수시로 마약 사건을 제보한 협조자로 다른 마약사범을 자수하게도 했다"는 내용을 허위로 써서 B씨의 마약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는 또 평소 어울리던 마약사범에게 조사 내용과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알려주거나 마약사범들을 체포할 당시 찍은 영상을 지인에게 휴대전화로 보내 유출하기도 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재판을 받은 A 경위는 지난 6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자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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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했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있다"면서도 "사안이 중대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1심 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새로운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며 "이 사건으로 경찰 공무원직에서 퇴직 처리되는 피고인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1심의 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