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고유가에 S-Oil 목표가 줄상향…상승세 이어질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마켓PRO] 고유가에 S-Oil 목표가 줄상향…상승세 이어질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609258.1.jpg)
국제유가에 후행해 7월 저점에서 20% 넘게 상승
석유채굴‧정제설비 투자 가로막는 탈탄소 트렌드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하지는 않을 것”

국제유가 연동돼 7월 이후 20% 넘게 상승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에쓰오일은 0.38% 하락한 7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15일 8만700원으로 종가 기준 고점을 찍은 뒤 조정을 거쳐 횡보하는 중입니다. 다만 이날 코스피지수가 1.31%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모습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지난 7월7일의 저점인 6만3400원과 비교하면 두달 반 동안 22.56% 상승했습니다.![[마켓PRO] 고유가에 S-Oil 목표가 줄상향…상승세 이어질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626731.1.jpg)
우선 국제유가를 살펴보면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1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89.6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WTI 가격은 6월말의 배럴당 70달러선을 저점으로 최근 석달여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에쓰오일의 주가도 비슷한 궤적을 그렸죠.
에쓰오일의 성과에 좀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제마진도 크게 확대됐습니다. 2분기에는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배럴당 4~5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축소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14달러 내외를 기록 중입니다. 8월에는 배럴당 15달러선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정유사 주가에 선행하는 국제유가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의 호조에 증권사들은 에쓰오일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이며 컨센서스가 이달 들어 9만5067원에서 9만7067원으로 2.10% 상향됐습니다. 한국투자증권(10만원→11만원), 신한투자증권(9만6000원→10만5000원), SK증권(9만4000원→10만5000원)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린 결과입니다.
탈(脫) 탄소 바람에 공급 증가 요원…유가‧마진 구조적 강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에쓰오일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은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된다는 전망에서 비롯됐습니다. 3분기의 고점에서는 하향 안정되겠지만, 배럴당 10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한다는 겁니다.국제유가와 정제마진 강세 지속의 배경이 수요 증가보다 공급 부족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구조적이라는 분석이 눈에 띕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은 그동안 과소평가해오던 공급 제약 요인에 대해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정유업종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공급 제약 요인이란 탈(脫) 탄소 트렌드를 말합니다. 화석연료인 석유 사용이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글로벌 석유개발업체나 정유업체가 생산을 늘리기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겁니다. 최 연구원은 “9월초 미국의 석유시추 건수는 연초 대비 100개 이상 감소했다”며 “정유업계의 투자도 친환경 신사업 영역에 집중하고 있어 정제능력이 정체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석유제품 공급이 더 빠듯해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합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이 높은 상황에서 가을철 정기보수 영향으로 하반기 공급 부족이 유지되겠다”고 예상했습니다.
수요 상황도 나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차량 운행이 많은 드라이빙 시즌이 종료됐고 경기도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신흥국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한다는 겁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수요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견조한 내연기관차 판매와 더불어 상용차의 전기차(EV) 전환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인도에서도 이동수요 증가와 휘발유 연료 비중 성장에 따라 역사상 고점 레벨의 휘발유 수요가 나타나고 있고, 향후에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겨울에는 난방용 수요도 늘어납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빠듯한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은 9~10월에 일부 해소될 수 있지만, 겨울철 수요 성수기를 맞을 경유와 등유 제품 중심의 공급 부족은 작년과 유사하게 반복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공급 감축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가 촉매 역할을 할 때마다 정제마진 급등세가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마켓PRO] 고유가에 S-Oil 목표가 줄상향…상승세 이어질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626730.1.jpg)
국제유가는 어디까지 오를까
정유사 경영 실적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정제마진이지만, 국제유가 자체도 장부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습니다. ‘장부상 실적’이라고 표현한 건 국제유가 변동이 실제 현금의 유출입이 발생하지 않는 재고평가손익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재고평가손익이란 정유사가 미리 사둔 원유가 가치가 변동한 데 따라 발생합니다. 유가가 올랐다고 정유사가 원유를 도로 팔지는 않을 테니 당장은 현금의 유출입이 발생하지 않습니다.특히 3분기 내내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해왔기에 에쓰오일이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482억원이지만, 9월 들어선 이후 나온 추정치는 모두 7000억원 이상입니다. 가장 최근에 추정치를 내놓은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220억원을 제시했죠. 컨센서스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국제유가가 치솟을수록 정유사에 유리한 건 아닙니다.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수요 위축으로 정유 섹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의 국제유가 예상 밴드로 배럴당 80~98달러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의 모임인 OPEC+의 감산 여력은 아직 충분하지만 추가적인 감산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OPEC를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자발적 감산은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하게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의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8월 원유 수입량은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미 8월까지의 누적 수입량이 큰 폭으로 늘어 재고가 충분히 확보돼 있어 연말까지 중국의 원유 수입 수요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