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러시아 공장 매각이 임박했다. 연간 자동차 23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대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지난해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1년 넘게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25일 현지 외신에 따르면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카자흐스탄 이노프롬 산업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 공장 인수와 관련해 이미 모든 결정이 내려졌다”며 “인수 기업은 러시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기업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현지 대규모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한 아빌론 홀딩 산하 완성차 업체 AGR을 유력한 인수자로 추정하고 있다. 아빌론은 앞서 작년 러시아에서 철수한 폭스바겐그룹의 현지 자회사를 인수해 AGR로 이름을 바꿨다.

현대차는 일찌감치 러시아 시장을 포기한 다른 글로벌 브랜드와 달리 현지 법인과 공장을 유지하며 ‘버티기’ 전략을 고수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내 자산만 3조원에 달해 발을 빼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현지 생산이 중단되면서 더는 버티기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1분기만 해도 26.5%(현대차·기아 합산)에 달했던 시장 점유율은 제로(0) 수준으로 떨어졌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