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걱세 "공교육만으로 대비 불가"…교육부·평가원 "킬러문항 출제 없어"
"'킬러문항 배제' 원칙에도 9월모평 수학 15% 교육과정 벗어나"(종합2보)
교육부의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 발표 후 처음 실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에서도 킬러문항이 여전히 출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강득구 의원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실시된 9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 46개 문항 중 7개 문항(15.2%)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킬러문항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26일 공정한 수능을 위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킬러문항은 핀셋으로 제거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사걱세는 구체적으로 수학 공통 21번의 경우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수학 기호를 사용했으며 공통 10번과 15번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10번은 삼차함수 식을 찾아 함숫값을 구하는 문제인데, 삼차함수는 이전 교육과정(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있었지만 현재는 삭제됐다.

사걱세는 아울러 공통 22번은 특정 선택과목을 선택한 학생에게 유리했으며, 공통 12번은 대학 과정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선행학습을 했다면 좀 더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절댓값이 포함된 함수의 그래프를 그리는 미적분 28번은 교육 과정에서 벗어났고, 삼각함수의 미분법과 음함수 미분법을 이용한 미적분 30번은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해 계산 실수를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사걱세는 "교육부가 지난 6월 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 출제를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공교육만으로 대비할 수 없는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

학생들은 더욱더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사걱세는 "교육부는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평가원 또한 수능 시험 출제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분석에는 15명의 현직 교사, 2명의 교육과정 전문가, 사교육 콘텐츠 전문가 2명, 수학 전공자 1명 등이 참여했다.

문항 분석 판정 기준은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현 교육과정) 등을 참고했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발표와 관련해 "9월 모의평가에 킬러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는 것이 (교육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험생들은 공교육 밖(문제)을 볼 필요 없이 EBS를 참고해 집중하면 수능에서도 얼마든지 본인이 원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며 "정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현재 그런 역할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시 이날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사걱세가 킬러문항으로 꼽은 7개 문항에 대해 교육과정상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하며 반박했다.

평가원은 10번 문항에 대해 "(삼차함수로도 풀 수 있지만) 주어진 조건을 먼저 이용할 경우 미지수 1개만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사걱세가 제시한 풀이 방법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22번 문항의 경우에는 "수학Ⅱ 교과에서 학습하는 부정적분의 기본 개념"이라며 미적분 선택 수험생이 유리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